其他/유모어

생일날 이야기

바람아님 2013. 2. 1. 13:17

                                                      리용순, 강월한촌(江月寒村)

2주 전 내 50회 생일날 이야기야.

 

아침이 됐지만 그렇게 들뜨지는 않더라구. 아침을 먹으러 내려오면서 와이프가 즐거운 얼굴로 "여보, 생일 축하해요" 하면서 선물을 내밀거라 상상했지. 하지만 와이프는 "잘 잤어"라는 말조차 안하더라구. 그래, 아이들은 기억하겠지. 하지만 아이들이 내려와도 역시 아무 소리 안하더라구.

출근하는데 힘이 좀 빠지더라. 그런데 회사에 도착하니 여비서 은주씨가 "안녕하세요? 생일 축하드려요" 하는 게 아니겠어. 누군가 내 생일을 기억하고 있구나 생각하니 기분이 좀 풀리더라구. 그리고는 점심 때가 되자 은주씨가 문을 노크하더니 "오늘 날씨가 참 좋은데요. 그리고 오늘 사장님 생신이잖아요. 저하고 단둘이 오붓하게 점심 어떠세요?" 하는 게 아니겠어. 진짜 그날 들은 말 중에 제일 맘에 들었어. 그래 가자구. 우리는 늘 가던 데가 아닌 교외의 아담한 식당으로 갔지. 거기서 멋진 점심을 즐겼어. 돌아오는 길에 은주씨가 말했어. "오늘 날이 넘 좋은데 꼭 사무실에 갈 필요 없잖아요?" 나, "그렇기는 한데...." 은주, "그럼 제 아파트로 가세요." 그래서 그녀 아파트로 갔지. 은주, "사장님, 저... 침실에 가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올게요." 나, (흥분한 상태로) "그... 그... 그렇게 해." 침실에 들어가고 5분 정도 지났을까.> 은주씨가 침실에서 나오는데, 글쎄 커다란 생일 케이크를 앞세우고는 그 뒤로 와이프, 아이들, 그리고 10명이 넘는 친구들이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며 따라 나오는 것이 아니겠어. 그때 난 소파에 앉아 있었지. 발가벗은 채로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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