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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으로 자신의 음부 작품 제작한 일본 여성 작가 체포

바람아님 2014. 7. 17. 18:02
일본에서 자신의 음부에 영감을 얻어 창작 활동을 하는 여성 작가가 전자 음란물 배포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CNN이 17일 보도했다.

CNN은 포르노 산업이 성행하고 남근 축제가 연례적으로 열리는 일본에서 여성의 성기 음부에 대한 표현을 더 편하게 대중적이게 하려는 취지의 창작 활동이 법에 저촉된다는 것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 【서울=뉴시스】 이가라시 메구미(五十嵐恵容疑者·42)가 자신의 음부를 입체 프린터로 제작한 카약과 기념사진을 찢고 있다. 자신의 음부에 영감을 얻어 창작 활동을 하는 그는 전자 음란물 배포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CNN이 17일 보도했다. 그는 이 카약을 제작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으로 모금활동을 벌였다. (사진출처: CNN인터넷판) 2014.07.17

쓸모없는 아이란 뜻의 예명 '로쿠데 나시코'로 활동하는 이가라시 메구미(五十嵐恵·42)는 3D 프린터로 자신의 음부 모양의 카약을 제작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자금이 필요한 개인, 단체, 기업이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등을 이용해 불특정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으로 모금 운동을 벌였다.

그는 자신의 음부 카약 제작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기부의 대가로 자신의 음부를 입체로 인쇄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했다.

도쿄 경찰은 지난 12일 그를 3D 프린터로 음란물을 제작할 수 있는 데이터를 배포한 혐의로 체포했고 이를 예술작품으로 보는 그는 이 작품이 외설적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경찰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사실 그의 음부 카약 제작 프로젝트에 대한 생각에는 자기회의(自己懷疑)가 바탕에 깔려 있다고 CNN은 전했다.

그는 자신의 모금 운동 사이트에 "음부에 대한 표현은 일본 사회에서도 금기시돼 있다"며 "여자의 음부를 얘기하는 것이 지나치게 음지에서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음부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고 자신의 음부가 이상하게 생겼을까 걱정도 했다"며 "반대로 남근의 표현은 대중문화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휴대폰 케이스부터 대형 마스코트까지 음부에서 영감을 받은 귀여운 작품을 여러 점 제작했다. 그 중 후쿠시마(福島) 제1 원전에서 근로자가 질 모양 바위틈에서 일하는 소형 입체모형도 있다.

일본에서 수정되지 않은 실제 성기의 이미지 배포는 외설법 위반이지만, 도쿄 경찰이 그를 체포한 것을 비난하는 사람 대부분이 지난달 시행된 아동 음란물 소지 금지법에 애니메이션과 만화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일본 청원운동 사이트에 만들어진 그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는 청원 사이트에는 전날 1만7000명이 넘게 서명했다.

그의 변호사인 미나미 가즈유키는 모두가 그의 작품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그의 경우는 예술적 표현 문제 그 이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CNN에 "사람들이 금기에 도전하는 이가라시의 작품을 공감하는지는 각자 느끼기에 달렸지만, 자유와 평등을 믿는 사람 모두는 이가라시의 체포와 구속이 옳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고 주장했다.

도쿄 경찰 대변인은 전날 CNN에 "이가라시를 계속 구속하고 있다"며 "이가라시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경찰은 그의 혐의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그를 20일 넘게 구속할 수 있으나 이르면 다음달 8일 그를 석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가라시의 변호사는 이가라시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 징역 2년형이나 250만엔(약 25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