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癌투병 '80세 SNS 스타' 美 베티 할머니, '웃음과 긍정' 선물하고 떠나다

바람아님 2014. 8. 8. 10:54
"80세라는 나이도, 고통스러운 암도 그녀에게서 웃음을 앗아갈 수는 없었다."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주목 받는 스타 '베티 할머니(Grandma Betty)'가 지난 2일 끝내 폐암으로 숨졌다고 CNN, 허핑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수십만에서 수백만 명에 이르는 팬들이 베티 할머니가 생전에 남긴 사진들을 온라인 상에서 다시 공유하며 그녀가 몸소 보여준 '긍정의 정신'을 기리고 있다.

↑ 70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지닌 소셜미디어 스타 ‘베티 할머니’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다채로운 표정의 사진들.

미국 인디애나주 제퍼슨빌에 사는 베티 조 심슨 할머니는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70만 명이 넘는 소셜미디어 스타. 베티 할머니가 일약 유명인사가 된 계기는 우연하게 찾아왔다. 지난해 12월 폐암 진단을 받은 후,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할머니의 마지막 날들을 기록하고 싶다는 고등학생 증손자의 뜻에 따라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던 것이 시초였다. 베티 할머니는 지독한 병마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암과 싸우는 전사"로 묘사하면서 우스꽝스럽게 분장하거나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은 사진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사진에 등장하는 베티 할머니는 하얗게 변해버린 머리, 주름 가득한 얼굴, 커다란 안경 등 푸근하고 인자한 인상의 전형적인 동네 할머니다. 그러나 전 세계인들이 열광한 모습은 따로 있다. 푸른 색소가 들어있는 사탕을 먹어 혀가 온통 파랗게 물들어버린 모습이나 피에로처럼 무지개색 파마머리 가발을 쓰고 빨갛고 동그란 가짜 코를 얼굴에 단 모습, 검정 가죽 점퍼와 진분홍색 두건을 착용한 채 오토바이에 올라타 포즈를 취한 모습들은 베티 할머니의 사진을 본 사람이면 누구나 그녀의 팬이 되도록 만들었다. 최근 '해피'라는 노래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가수 패럴 윌리엄스도 베티 할머니의 팔로어 중 한 명이다.

8개월여 동안 암과 사투를 벌여온 베티 할머니는 2일 세상을 떠났지만 가족들은 그녀의 죽음에 대해 "(암과의) 전쟁이 끝났을 뿐, 전투에서는 이겼다"고 표현했다. 가족들은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을 통해 "베티 할머니는 암과의 전투에서 지지 않았다. 그녀가 남긴 유산들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