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橫設竪設

[일사일언] 남자 화장실이 없다고?

바람아님 2014. 11. 4. 09:42

(출처-조선일보 2014.11.04 김행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


김행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 사진"남자는 차별해도 되나? 양성평등 원장이라니 제보한다. 조사해 달라. "

씩씩거리는 목소리로 한 남성이 전화했다. 

서울 동부이촌동, 대기업이 운영하는 제과점에서 생긴 일이라고 했다. 

"이 지점은 빵만 파는 곳이 아니다. 식사도 판다. 그 기업이 자랑하는 대형 시그니처점이다. 

항상 손님들로 바글바글하다. 

1·2층인데, 개점 때부터 2층에만 남녀공용 화장실이 딱 하나 있었다. 

그래 봐야 소변기 없이 좌변기 하나만 달랑이었다. 

그런데 최근 그마저도 여성 전용으로 바꿨다. 

남자는 제과점 뒤편, 이촌종합시장 공동화장실로 가라고 한다. 

기분 나빠서 계산을 취소하고 전화하는 것"이라며 "처분해달라"고 호소했다.

"권한은 없지만 알아보고 꼭 회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직접 가봤다. 

제보자 말대로 2층에 여성 화장실만 있었다. 'Woman(여성)'이라는 글자가 선명했다. 

안에 들어가니 세면대와 좌변기 하나뿐이다. 그러니까 화장실 간판만 갈아 단 것이다. 

"아니, 이렇게 넓은 매장에? 테이블 두 개만 줄여도 될 텐데. 이래도 구청에서 허가가 나오나?" 

더구나 이 지점은 '프리미엄 베이커리카페'라며 상징적으로 홍보하는 곳이다. 

종업원은 "처음엔 남녀공용이었는데 여성 고객들 항의가 쏟아졌다. 그래서 여성 전용으로 바꿨다"는 

괴상망측한 답변을 했다. 

"그럼 남성은?" 하고 따져 물으니 "가끔 남성 고객의 불만이 있어 고민 중"이란다. 

아서라! 종업원이 무슨 권한이 있겠는가? 

"이 문제를 경영진에게 꼭 전달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칼럼 관련 일러스트
'남성 역차별'이 고발될 정도니 세상 참 많이 변했다 생각하며 제과점을 나서는데 유모차 끌고 들어오는 여성 고객과 마주쳤다. 에고! 양성평등원에 전화도 못하는 이 아기들은 어떻게 하나? 엉덩이 작은 어린이들은? 
대형 매장엔 남녀 화장실은 물론 영유아용 기저귀 교환대와 어린이용 변기 설치도 필요하다. 
더구나 제과업종 아닌가? 
같이 간 친구는 "손님이 왕이 아니고 돈지갑 여는 여성만이 진정 여왕"이어서라고 했다. 
"화장실 너마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