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4.11.13 최유식 디지털뉴스부장)
작년 11월 말 캔버라에서 열린 제3차 중·호주 포럼에서 격론이 오갔다.
중국은 미·호주 동맹에 대해 "냉전의 산물로 중국의 주권과 핵심 이익을 침해한다"며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호주도 이에 맞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긴장 완화를 위한 복안부터 내놓으라"며
반격을 가했다.
중국은 거침이 없었다.
중국은 거침이 없었다.
한 참석자는 "미국은 가끔 동맹국을 동원해 우리를 압박하는데 호주는 깊이 생각해야 한다.
미국은 상대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순식간에 말을 바꿀 때가 있다"고 했다.
'호주가 지금처럼 미국의 애완견 역할만 한다면 중국과 멀어지고 주인인 미국으로부터도 버림받을
수 있다'는 취지였다. "미국은 전략적 동맹, 중국은 경제 파트너로 보는 시각 자체를 바꿔야 한다"
"양국 관계는 전략적 신뢰 유무에 따라 해피엔딩이 될 수도, 비극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은 중국 인사들도 있었다.
이날 포럼에는 리자오싱 전 중국 외교부장, 피터 코스텔로 전 호주 재무장관 등 양국 전·현직 관료와 경제 전문가 등 50여명이
이날 포럼에는 리자오싱 전 중국 외교부장, 피터 코스텔로 전 호주 재무장관 등 양국 전·현직 관료와 경제 전문가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형식은 1.5트랙이었지만 사실상 양국 정부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만난 자리였다.
이런 자리에서 중국이 노골적으로 나온 데는 배경이 있었다.
이런 자리에서 중국이 노골적으로 나온 데는 배경이 있었다.
중국은 포럼 1주일 전, 주변국들과 분쟁 중인 동중국해에 전격적으로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포했다.
호주는 당시 식별구역이 겹치는 한국과 일본 이상으로 이 조치에 격렬하게 항의했다.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라는 논리였다.
가뜩이나 호주 외교에 불만이었던 중국은 이를 계기로 쌓아둔 말을 쏟아냈다.
호주는 지난해 대중(對中) 수출이 전체 수출의 36.1%를 차지했다. 대중 경제의존도가 한국보다 훨씬 높다.
호주는 지난해 대중(對中) 수출이 전체 수출의 36.1%를 차지했다. 대중 경제의존도가 한국보다 훨씬 높다.
한국처럼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응당 중국 눈치를 보며 조심해야 할 것 같지만 실상은 정반대이다.
호주는 2011년 남중국해를 바라보는 북부 다윈에 미 해병대 기지를 유치했고, 올해는 이곳의 주둔 병력을 1100명에서
호주는 2011년 남중국해를 바라보는 북부 다윈에 미 해병대 기지를 유치했고, 올해는 이곳의 주둔 병력을 1100명에서
25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중국과 앙숙인 일본이 집단자위권 행사 방침을 밝혔을 때 적극 찬성했고, 중국과 껄끄러운
인도와도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동맹국들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국제 질서는 한국을 비롯한 '네 마리 용(龍)'을 키워냈다. 중국 역시 이 질서 덕에
미국의 동맹국들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국제 질서는 한국을 비롯한 '네 마리 용(龍)'을 키워냈다. 중국 역시 이 질서 덕에
30년 고도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호주가 경제와는 별도로 외교·안보 분야에서 중국과 각을 세우는 것은 이런 질서가 덩치를
앞세운 중국에 의해 흔들리면 자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가 미국에 "중국 견제를 위해 아·태 지역의 군사 배치를 더 늘리라"고 촉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건 때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중국의 국제적 행보는 아직도 불투명하다.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건 때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중국의 국제적 행보는 아직도 불투명하다.
우리에게 참여를 요청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만 해도 지분 50%를 중국이 가져가는 구도이다.
어느 국제기구에서도 보기 힘든 일이다.
북한 문제도 그렇다.
중국의 주류는 여전히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여기면서, 북핵과 미사일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당장은 한·중관계가 좋다고 해도 중국에 대해 환상을 가질 때는 아니다.
당장은 한·중관계가 좋다고 해도 중국에 대해 환상을 가질 때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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