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國際·東北亞

[급류탄 동북아 외교戰] 정부, 日과 北의 '이간질 외교'에 대비책은 있나

바람아님 2014. 11. 11. 11:15

(출처-조선일보 2014.11.10  이용수 기자 박수찬 기자)

[中·日 정상회담 합의, 北의 억류 미국인 석방… 각국 적극적 '實利외교']

"中·日정상, 현안 타결하면 韓·中 역사공조 흔들릴 수도"
"北, 美에 추가 유화조치 땐 한국 운신 폭 줄어들어"
'美·中 사이 눈치 외교'가 발목… 韓·美 동맹 내실화하면서 中에 솔직히 설명해야 國益도움

지난 주말 중·일 정상회담 합의 소식(7일)과 북한의 미국인 인질 석방 소식(9일)은 모두 10일 베이징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전해졌다. 각자 명분을 앞세워 외교적 대립·충돌을 자초했던 일·북이 
올가을 다자(多者) 외교 시즌에 맞춰 적극적 '실리 외교'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한·중 간의 대일(對日) 역사 공조와 
한·미 간의 대북(對北) 핵·인권 공조에는 균열이 생기고, '일·북의 대한(對韓) 이간질 외교가 통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일단 "별문제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 '對韓 포위 전략' 구사

일본은 올 들어 여러 채널을 통해 한·일 정상회담을 요구해왔다. 
중국의 급부상에 맞서 한·미·일 3국 공조가 절실한 미국 역시 경색된 한·일 관계를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성의 있는 태도가 먼저"라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국민 정서상 당연한 것이지만, 중국과의 탄탄한 대일 역사 공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믿음이 상당히 작용한 결과였다.


	2014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자(多者) 정상 외교 무대가 이번 주 열린다.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13일에는 미얀마에서 동아시아 정상회의, 15일에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G20 정상회의가 이어진다. 박근혜 대통령이 9일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해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왼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공항으로 이동하기 위해 전용 헬기를 타러 나서고 있다(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APEC 정상회의에 앞서 베이징에서 열린 CEO(최고경영자) 회의 개막식에 참석했다(오른쪽).
 2014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자(多者) 정상 외교 무대가 이번 주 열린다.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13일에는 미얀마에서 동아시아 정상회의, 
15일에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G20 정상회의가 이어진다. 
박근혜 대통령이 9일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해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왼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공항으로 이동하기 위해 전용 헬기를 타러 나서고 있다(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APEC 정상회의에 
앞서 베이징에서 열린 CEO(최고경영자) 회의 개막식에 참석했다(오른쪽). /AP·뉴시스

이에 맞서 일본은 미국 등 국제사회를 상대로 '한국의 옹졸함'이 한·일 관계 경색의 원인인 것처럼 선전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마저 일본과의 정상회담에 동의하면서 일본은 자신들의 선전전을 강화할 수 있는 여력을 얻었다. 
중·일 정상회담이 "의례적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정부의 예상을 깨고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경우엔 문제가 더 커진다. 
탄탄한 미·일 동맹을 바탕으로 북한과 중국에 손을 내밀어 온 일본의 '대한(對韓) 포위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공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일본은 정상회담 등 한국과의 관계 회복을 서두를 이유가 줄어든다.

북의 '對美 환심 외교' 가능성

북한의 미국인 인질 석방과 관련한 미국의 대북 외교 전환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은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관측이 많다.
이정민 연세대 교수는 "인질 석방이 미국의 대북 노선 변화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대북 유화 조치를 취하고 싶어도 이번 중간선거로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제동을 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북한이 추가적인 대미 유화 제스처로 미국의 환심을 살 가능성은 남아 있다. 
대북 소식통은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김정은(노동당 제1비서)의 성격상 북한이 미국에 어떤 깜짝 선물을 안길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이런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고 북한 탓만 하고 있다가는 운신의 폭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한·미동맹 강화가 해답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일단 중간선거로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미 공화당의 외교정책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민주당보다 일본에 온정적인 공화당이 일본에 유리한 외교·안보 환경을 만들어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대일 외교에서도) 정상회담을 제외한 모든 차원에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적극 발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미·중을 병행하는 듯한 '눈치 보기 외교'를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한·미동맹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대접을 받는 것"이라며 
"복잡한 동북아의 지정학적 구도 속에서 우리가 안정적 균형 관계를 만들려면 한·미동맹이 가장 기본"이라고 했다. 
남궁영 한국국제정치학회장은 "중국에 대해서도 우리는 '당신들과 경제적 협력을 하겠다. 
하지만 우리로선 한·미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설명해야 한다"며 
"중국도 이를 잘 알고 있고, 우리가 이렇게 나오면 오히려 우리를 더 신뢰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