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들도 머리를 쓴다는 사실 들어봤니?
대부분의 식물은 씨앗을 어떻게 잘 퍼뜨릴까를 열심히 궁리하지. 어떤 식물은 바람을 이용해서 씨앗을 멀리멀리 퍼뜨려.
그러려고 씨앗을 가루처럼 많이 가볍게 만들기도 하고, 씨앗에 날개를 달기도 해.
어떤 식물은 씨앗에 맛있는 열매살을 붙여. 그럼 새나 야생동물들이 일부러 찾아와 먹고 씨앗이 섞인 배설물을 누지.
덕분에 씨앗은 발이 없어도 멀리 가고, 거름도 얻게 돼.
다른 동물을 꼭 붙들고 따라가는 씨앗도 있어. 씨앗에 손이 달린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2㎝쯤 되는 도깨비바늘 씨앗 끝에 가시가 서너 개씩 달렸어.
그 가시 끝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더 작은 가시들이 이리저리 나 있지.
그래서 사람의 옷이나 동물의 털에 찰싹 달라붙어.
한 번 붙으면 툭툭 털어선 잘 안 떨어지고, 하나하나 떼어 내야 해.
몸에 닿으면 따끔거리니까 떼어내야 하지.
언제 붙었는지 모르게 도깨비처럼 따라붙었단 뜻으로, 도깨비바늘이란 재미난 이름이 붙었단다.
- ▲ 그림=공혜진(호박꽃‘내가 좋아하는 겨울열매’)
어린 순은 나물로 해 먹기도 하는데, 이때 봐서는 나중에 도깨비바늘이란 이름을 얻게 될 거라는 게 상상이 잘 안 돼.
여름과 가을 사이엔 국화꽃 닮은 노란 꽃이 피어. 작은 꽃송이들은 한 번에 피는 게 아니라, 제각각 수시로 피지.
국화꽃을 닮았지만, 가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나중에 어떤 열매를 맺을지 살짝 보여.
국화꽃을 닮았지만, 가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나중에 어떤 열매를 맺을지 살짝 보여.
꽃이 진 자리에는 특이하게 생긴 열매가 달려. 불꽃이 팡 터지는 모습이 '그대로 멈춰라!' 한 것처럼 생겼거든.
줄기가 다 마르고 나서도 도깨비바늘은 자신을 데려갈 누군가를 기다리며 남아 있어.
반대로 도깨비바늘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군가의 흔적을 발견할 수도 있어.
잠자리 날개 조각이나 동물의 털, 솔잎이나 풀씨 같은 게 붙어 있기도 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