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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남자가 바람 피우는 진짜 이유

바람아님 2015. 2. 15. 09:12

2015.02.13 | 세계일보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도라고 하면 이른바 여자에 사족을 못 쓰는 남자를 떠올린다. 하지만 ‘착한 남자도 바람을 피운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최명기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 전문의)은 13일 “이들의 경우 직장에서 외도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며, 회식 후 집이 같은 방향이라 둘이서 한잔만 더 하자고 했다가 모텔로 가거나 지방 출장을 같이 갔다 외로운 마음이 들어 한번 성관계를 갖게 됐는데, 그 이후 끊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바람 피우는 남자가 착하다'고 하는 건 말 자체에 오류가 있다”고 최 소장은 지적한다. 하지만 불륜녀가 가장 좋아하는 남자는 가정에 충실한 남자다. 속칭 이 여자, 저 여자에게 집적대고 다니는 남자는 불륜녀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렇게 착하고 성실한 남자일수록 한번 불륜관계에 엮이면 끊지 못하고 질질 끌려 가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물론 자기도 좋아서 관계를 가진 것이기에 잘못이라는 것을 안다.

이런 남자는 일단 바람 피운 게 한번 들통 나면 그때부터 180도 달라진다. 더욱이 부인이 현모양처인 경우 ‘내가 미쳤었지’라며 정신을 번쩍 차린다. 울고불고 하는 부인을 보면서 마음이 찢어진다. 재산도 분할해야 하고 이혼하면 아이도 못 본다고 생각하니 두렵다. 착한 남자는 체면도 중요시한다. 바람을 피우다 이혼하게 됐다는 사실은 부모에게도 알리기 싫다. 그러지 않겠다고 싹싹 빌고 죽을 때까지 다른 여자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하나 의외인 것은 수도 없이 바람을 피운 남자도 막상 부인이 이혼 불사 의지를 보이면 어떻게든 헤어지지 않으려 한다는 것. 흔히 자신의 부모가 ‘절대로 이혼은 안 된다’고 했다, ‘아버지 없는 자식을 만들 수는 없다’고 둘러대지만 사실은 부인 없이 살아갈 자신이 없는 것이다. 이런 남자에게 부인은 ‘기둥’과도 같은 존재다. 어떤 점에선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다.

최명기 소장은 “바람을 피우고 밖으로 도는 것도 돌아갈 집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항상 자신을 돌봐주고 챙겨주며 잔소리해주는 기둥이 무너지면 자신도 무너진다”고 설명했다.

◆ 불륜관계 단절, 칼로 무 자르듯 되지 않아…"십중팔구 마음 약해진다"

처음 외도 사실을 들키고 나면 대다수 남자는 뜨끔해한다. ‘더 이상 만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남녀관계는 그렇게 칼로 무 자르듯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연애에는 상대방이 있다. 본인은 헤어지고 싶어도 불륜 상대가 매달리면 십중팔구(十中八九)는 마음이 약해진다. 안 그래도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라 남자는 더는 안 만나겠다고 했으니 부인이 ‘쿨’하게 덮고 다시는 그 이야기를 거론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런데 부인이 계속 의심하고 확인하며 시간이 지나도 조금만 마음 상하는 일이 생기면 바람 피운 얘기를 하면서 죄인으로 몰면 점점 지친다. 부인이 의심을 하고 불륜녀에 대해 언급하면, 남자는 그때마다 그 여자 생각이 난다.

최 소장은 “부인은 남편이 다시는 바람 피우지 못하게 계속 확인하고 잔소리하는 것이지만, 의도와는 달리 남편으로 하여금 계속 그 여자를 떠올리게 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남자는 이렇게 억울하게 의심받을 바엔 차라리 만나고 의심받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 만나게 되면 마음이 다시 흔들린다. 그리고 도저히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생각하고 이혼을 결심한다. 막상 남자가 이혼하기로 마음을 굳히면 부인은 당황한다.

◆ 허구한 날 잔소리, "정말 답답해 미칠 것 같아요"

일부 아내들은 밖에서 힘들게 일하고 들어온 남편이 소파에라도 앉아 숨을 돌리려고 하면 ‘옷 갈아입어라’, ‘샤워하라’고 들들 볶는다. 주말에 밀린 잠이라도 자려면, ‘다른 집은 주말마다 가족 나들이를 한다’면서 누워 있지도 못하게 한다. 허구한 날 잔소리다. 그래서 한마디로 답답해 미치겠다는 것이다. 외도한 건 잘못이지만 ‘자신이 외도를 하도록 밖으로 내몬 건 부인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도대체 불륜 상대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은 것일까. 흔히 사람들은 불륜녀라고 하면 색기 어린 요부를 떠올린다. 그런데 불륜남이 의외로 많이 하는 말은 ‘그녀와 말이 잘 통해 좋았다’이다. 즉, 서로 대화가 통했다는 것이다.

마누라는 마주치기만 하면 불평불만이었다. ‘뭐가 필요하다’, ‘뭐를 사야 한다’는 게 마누라가 하는 말의 대부분이다. 그게 아니면 남편을 무시하고 흠잡는 게 다였다. 그렇게 매일 무시당하고 살았는데, 불륜녀는 자신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줬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줬다고 말한다. 이런저런 살아가는 얘기도 할 수 있었다. 그러다 그녀에게 보니 푹 빠지게 됐고, 섹스는 차후의 문제였다는 것이다.

◆ "그녀와 말이 통했어요" Sex는 차후의 문제

그는 “부부 심리치료 용어 중 ‘추격자-도망자 커플’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추격자인 부인은 더 빨리 달려 더 세게 남편을 쥐어 잡으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도망자인 남편은 더 멀리 달아날 뿐”이라고 전했다.

다시 말해 여자는 남자를 꼼짝 못하게 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런 부인일수록 남편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관심이 없다. 자신의 육체적 매력을 잃으면 남편을 잃을 까봐 굶다시피 해서 살을 빼고 보톡스와 성형수술로 성적인 매력을 유지하려 한다. 남편을 홀리는 여자는 ‘예쁜 것’들일 것이라고 단정한다. ‘예쁜 것’들의 성적, 육체적 매력에 혹해 남자가 바람을 피운다고 생각한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관련이 없음

물론 예쁜 여자는 남자에게 상당히 매력적이다. 대개 남자는 예쁜 여자를 보면 섹스를 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 보니 그런 여자에게 넘어가 불륜을 저지를 수도 있다. 하지만 단지 상대방이 섹시해서 이뤄진 불륜은 오래가지 못한다. 아무리 예쁜 여자도 자꾸 보면 지겹다. 계속 뭔가 사달라며 징징대면 귀찮다. 그러다 보면 다른 여자가 눈에 들어오게 된다. 단순히 예쁘기만한 여자는 남자의 몸을 빼앗을 수는 있어도 마음을 빼앗을 수는 없다.

최 소장은 “섹스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신 나간 남자는 그녀의 꼭두각시가 될 수도 있다”며 “정신이 제대로 박힌 남자라면 그런 여자에게 계속 놀아나지 않으며, 제대로 된 남자의 마음을 빼앗는 여자는 말이 통하는 여자”라고 전했다. 이어 “남편의 불륜을 예방하려면 그를 인정하고 그의 얘기를 들어줘야 한다”며 “남자가 바람을 피우는 가장 주된 이유는 외롭고 말할 데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