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3. 25. 03:05
‘건국전쟁’ 관객 ‘김대중’의 10배
지난 30년간 이승만 연구 확대… 양적 축적이 질적 변화로
험지 바꾸는 방법도 그럴 것
이승만 대통령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을 100만 넘는 관객이 볼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영화 만든 김덕영 감독은 당초 “5만명만 보면 소원이 없겠다”고 했다. 다큐에 출연한 역사학 교수는 김 감독이 찾아와 ‘관객 5만 소망’을 얘기했을 때 차마 입으론 말 못 하고 ‘극장에 걸리기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한다.
우리 영화판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영화계는 물론이고 문화계 전체가 왼쪽으로 기울어 아무리 애써도 바라는 결과가 나오기 어려운 구조라고 봤다. 김 감독과 지인들이 개봉 전후 갖가지 음모론을 제기한 것도 그런 피해의식 때문이다. ‘김대중 다큐는 상영관 100곳인데, 이승만 다큐는 상영관 10곳’ ‘이승만 영화라고 포털이 포스터를 노출하지 않고 있다’ ‘포스터에서 이승만 얼굴을 일부러 가렸다’ 같은 말이 나왔다. 영화 담당 기자의 취재 결과 모두 사실이 아니거나 오해에서 빚어진 일이었다. ‘건국전쟁’ 관객은 24일 현재 116만명이다. ‘길 위에 김대중’ 관객 12만명의 거의 10배에 이른다.
‘건국전쟁’이 예상 밖으로 소문 나고 관객이 몰리자 상영관은 최다 480곳으로 늘었다. 애국 우파에 대한 동정이나 대한민국에 대한 충정 때문이 아니다. 흥행 되고 관객이 들기 때문이다. 기울어진 운동장 주장이 완전히 허구라는 말이 아니다. 1960년 4월 이승만 하야 후 어느 정권도 이승만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 박정희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하와이에서 2주 정도 머물 작정이었던 이승만은 끝내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1965년 7월 현지에서 영면했다.
‘건국전쟁’ 흥행은 그러나 느닷없이 벌어진 일이 아니다. 지난 30년간 지속적으로 이승만과 대한민국 건국에 대한 재평가 흐름이 축적된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다....양적으로 축적되다 보면 어느 순간 질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변증법적 유물론에서 말하는 양질 전화, 공학자들이 말하는 축적의 시간, 미래학자들이 말하는 특이점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현상이다....‘건국전쟁’ 흥행은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는 법을 생각하게 한다.
https://v.daum.net/v/20240325030546852
[태평로]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는 법
'生活文化 > 그때그일그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좌익의 패악에도, 국민은 민주정부 수립에 표를 던졌다 (3) | 2024.03.30 |
---|---|
"테러리스트인가 애국자인가?"…홍종우, 개화파 거두 김옥균을 쏘다 [역사&오늘] (1) | 2024.03.28 |
일본군 장교 8명이 민간인으로 변복하고 왕비 시해 지휘 (2) | 2024.03.23 |
소련 붕괴에 강한 러시아 원했던 푸틴 '21세기 차르'로 (2) | 2024.03.18 |
[유석재의 돌발史전] 좌파 학계, 18년 전부터 이승만을 일부 인정했다? (2) | 2024.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