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24. 9. 5. 04:31
[성원준 칠곡경북대병원 교수 인터뷰]
"응급실 곳곳 붕괴·대란 조짐... 추석 연휴가 최대 고비"
"응급실 상태, 상황판 숫자 아닌 환자 수용력 따져야"
"응급실 무너지면 지방의료·배후진료 도미노 붕괴"
"군의관 파견 대책은 효과 없는 생색내기 불과" 혹평
하루하루 버티고는 있는데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습니다. 응급실 무너지면 산부인과, 소아과, 외과 전부 붕괴됩니다.
당직 근무 중이던 3일 오후 한국일보와 전화 인터뷰를 가진 성원준 칠곡경북대병원 산과 교수의 목소리에는 급박함이 묻어났다. 성 교수는 30년 동안 지방 대학병원에서 출산 현장을 지켜온 베테랑이다. 그는 응급실 붕괴 위기가 눈앞에 뻔히 보이는데도 정부 대책은 지나치게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응급실 붕괴가 현실이 될 경우 "배후진료 과목까지 도미노처럼 쓰러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배후진료는 응급처치를 마친 중증환자에게 수술 등 후속 진료를 하는 것을 뜻한다.
"정부 응급실 현황 발표, 숫자의 함정 있다"
4일 정부는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브리핑'을 통해 전국 응급실 409개 중 405곳이 24시간 운영 중이고, 병상은 평시의 97.6% 수준으로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응급환자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취지다. 성 교수는 "정부가 숫자의 함정에 빠져 현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응급실 문이 열려 있고 불이 켜져 있어도 실제 환자를 받지 못한다면 정상 운영이 안 되는 것"이라며 "응급실 종합상황판 숫자가 아니라 환자 수용 여력을 따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실제 지난달 4일 수도권 병원 11곳을 수소문하며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가 뇌 손상을 입은 두 살 유아 사건 당시에도 해당 응급실들은 모두 문이 열려 있었지만 정작 환자를 받지 못했다.
"응급실 붕괴, 지방·필수과목 쓰러트릴 것"
더 큰 문제는 응급실 붕괴가 환자 생명과 직결된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 과목을 연쇄적으로 쓰러트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응급의료와 필수의료 관계는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려 있다는 얘기다.
"군의관 파견? 의미 없는 생색내기"
정부가 응급실 대란을 막기 위해 내놓은 군의관 및 공보의 250명 파견 계획에 대해 성 교수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생색내기"라고 꼬집었다....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에 따르면 전국 상급병원 응급실에 파견되는 군의관 중 응급의학 전공자는 8명에 불과하다.
https://v.daum.net/v/20240905043140560
30년 산과 의사가 본 응급실 사태… "응급실 닫히면 필수의료도 붕괴, 군의관 파견은 소용없어"
의료계 "혈압이나 재고 있을 것인데, 군의관이 뭘 할 줄 안다고 파견하는가"
데일리안 2024. 9. 5. 04:52
정부, 응급의료 붕괴론 사전차단 조치로 군의관 추가 파견 공표…9일 군의관 235명 집중 배치
의료계 "사고 시 책임소재 불분명해 군의관에게 많은 업무 못 줄 것"
"임상 경험 적은 군의관들, 의료사고 두려워 현장에서 수동적으로 움직일 것"
"실제 전국 응급실에 배치된 군의관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5명에 불과"
정부가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아주대병원, 이대목동병원, 충북대병원 등에 4일부터 군의관과 공중보건의(공보의)를 추가 배치했다. '응급의료 붕괴론'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의료계는 임상 경험이 부족하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군의관의 파견은 의료 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의료 붕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지난 3일 응급의료 등 비상 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응급실이 조속히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4일부터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에 군의관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며 "건국대충주병원 운영 제한에 대비해 충북대병원에 군의관을, 충주의료원에 공보의를 배치해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데일리안에 "군의관 파견은 전혀 실효성이 없다. 실제로 몇 달 동안 군의관과 근무를 했었는데 조금이라도 위험도가 있는 시술은 안 하려고 한다"며 "군의관 특성상 임상 경험이 많지 않고 만에 하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도 걱정되다 보니 상당히 수동적으로 움직이려 한다"고 말했다.
방 교수는 "필수 의료는 이제 끝났다. 응급실부터 의료 붕괴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라며 "전공의들이 올해 중 의료 현장에 복귀할 가능성은 없으며 의료 붕괴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박 차관은 "현재 일부 응급의료기관에서 의료진 이탈 등으로 대응 역량이 줄어들어 평시 진료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은 응급의료 붕괴에 이르는 상황까지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https://v.daum.net/v/20240905045253622
의료계 "혈압이나 재고 있을 것인데, 군의관이 뭘 할 줄 안다고 파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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