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원 배우·
- 서울예대 교수
새해 결심인 듯하다. 나도 새해 들어와서 수첩에 써놓은
버킷 리스트(Bucket list)가 떠올랐다.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늘 그랬듯이, 수첩 속에서 잘 자고 있다.
버킷 리스트라는 말은 이제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원래 이 말은 중세시대 때 사형수가 목에 올가미를 두르고
원래 이 말은 중세시대 때 사형수가 목에 올가미를 두르고
양동이 위에 서 있으면 교수형을 집행할 때 양동이를 걷어찬
것(kick the bucket)에서 비롯된 말이다.
이 말이 유명해진 것은 2008년 개봉한 영화 '버킷리스트' 덕분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배우인 모건 프리먼과 잭 니콜슨,
이 두 명배우가 죽음을 앞둔 시한부 환자 자동차 정비사 '카터'와
재벌사업가 '에드워드'를 연기한다. 두 사람은 우연히 같은 병실을
쓰게 되고,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앞에 두고 '나는 누구이고 무엇인가?'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그러고는 병실을 뛰쳐나와, '아프리카 탄자니아 세렝게티 가보기',
'카레이싱' '스카이다이빙' 등 정말 하고 싶었지만 현실에 밀려 하지 못했던 일을
하나씩 한다.
'버킷리스트'를 보던 나 역시 주인공들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일들을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에야 비로소 하게 되는 모습을 보며 서글펐다. 영화 속 두 사람이 소원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은 그저 '해봤다'는 사치스러운(?) 결과만 있을 뿐,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그렇다면! 버킷리스트를 지금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젊은 오늘,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버킷리스트를 지금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젊은 오늘,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새해마다 늘 새 수첩에 잃어버린 꿈이 담긴 쓸쓸한 버킷리스트를 옮겨 쓰는 대신 실행에
옮김으로써 삶을 새로 발견하고 출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즉, 버킷리스트를 빨리 없애버려야 진짜 버킷리스트가 완성되는 것이다.
또 한 번 희망이 샘솟는다. 생각난 김에 오늘 저녁엔 모건 프리먼과 잭 니콜슨이
버킷리스트를 완성해나가는 환한 표정을 다시 한 번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