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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 몬디의 비정상의 눈] 한국은 구석구석이 숨어 있는 보석이다

바람아님 2015. 3. 12. 10:11

[중앙일보] 입력 2015.03.12

알베르토 몬디/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지난 7년 반 동안 한국에서 지내면서 틈날 때마다 여행을 다녔다. 전남 보길도와 신지도의 바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경북 영주의 부석사로 올라가는 길에서 먼 산을 바라보면 얼마나 마음이 편해지는지를 알게 됐다. 충남 태안 꽃지해수욕장의 노을 지는 하늘 과 전남 순천 낙안읍성의 민속마을의 멋도 경험했다. 경남 소매물도의 등대섬에서 수영을 하면 마음이 얼마나 자유로워지는지도 체험으로 파악했다.

 한국을 구석구석 다니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째, 한국에는 알려진 것보다 아름답거나 구경할 만한 곳이 훨씬 더 많다. 관광객을 사로잡을 잠재력이 큰데 아직 개발되지도, 알려지지도 않은 ‘숨은 보석’이 널려 있다.

 둘째, 매력 넘치는데도 의외로 찾는 사람이 적은 관광지는 공통점이 있었다. 매력에 비해 관광시설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거제도나 통영이 유럽에 있었다면 여름에 관광객으로 넘쳐났을 것이다. 한국에선 알려진 곳이지만 제주도와 비교하면 시설이나 규모가 크지 않다. 동해안도 마찬가지다. 여름에는 강릉·동해의 해수욕장이 붐비지만 유럽과 비교하면 캠핑장·호텔·리조트·술집·클럽·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삼척 해수욕장처럼 멋진 해변이 한여름에 붐비지 않는 것은 행복한 일이면서 굉장히 놀라운 일이다. “ 이탈리아 관광지였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으로 붐볐을까”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한국은 산·바다·온천·시골에 문화도시와 민속마을을 비롯한 풍광이 다양하다. 모두가 관광자원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 국내 관광은 한국인에게도 해외 관광만큼 매력적이지 않다. 한국을 아름답고 매력 있는 곳으로 여길 수 있도록 잠재적인 관광자원을 잘 발굴해야 한다.

 아울러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아웃도어와 캠핑 활동에 정부·지방자치단체·관광업계가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충분한 캠핑시설을 마련하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더해 텐트장뿐 아니라 유럽처럼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캠핑캐러밴·룰로트(자동차로 끄는 이동 캠핑 차량)·방갈로까지 여러 가지 형태의 캠핑에 맞는 시설을 고루 준비해야 한다. 캠핑은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친환경 관광 방식이다. 산이 많은 한국의 특징과 잘 어울리는 관광 방식이기도 하다. 게다가 비용이 적게 들어 누구나 즐길 수 있어 다양한 소득층을 관광객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다.

알베르토 몬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