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4.17 장영남 영화배우)
무심코 창밖을 보니 겨우내 창백했던 풍경에 조금씩 알록달록한 색깔이 움트고 있었다.
봄, 다시 봄이다.
해마다 돌아오는 것이 계절이라지만 나는 매번 계절이 변하는 걸 느낄 때마다
나의 일상에도 가슴 뛰는 무엇이 찾아올 것만 같은 막연한 기대와 설렘에 사로잡히곤 한다.
편안한 차림에 좋아하는 음악들, 좋은 생각이 담긴 책 한 권 들고 낯선 시간과 공간 속으로 훌쩍
떠나고픈 마음도 든다.
조용히 혼자여도 좋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고 말이다.
내 생의 봄날은 언제였을까. 이미 지나버렸을까. 혹시 지금일까.
내 생의 봄날은 언제였을까. 이미 지나버렸을까. 혹시 지금일까.
아니면 아직 오지 않은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사실 정확히 대답하기는 어렵다.
기억은 변질되기 쉽고, 현재는 너무 가까이 있고, 미래는 가정이기 때문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모든 시절이 봄날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할지 모르겠다.
그래, '생각하기에 따라' 말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항상 생애 최고의 봄날을 꿈꾼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항상 생애 최고의 봄날을 꿈꾼다.
그 봄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그 봄날이 자신 곁에서 최대한 오래 머무르기를 희망한다.
마치 자신의 의지가 아닌 '어떤 행운'을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 모두는 지나간 혹은 오지 않은 봄날을 끊임없이 갈구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묵묵히 기다리고 간절히 희망하면 정말 그 봄날이 꼭 오기는 하는 걸까.
혹시 봄날이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은 아닐까.
자신이 마음먹기에 따라서 내가 살아온, 살고 있는, 살아갈 모든 궤적이 온통 봄날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
항상 봄기운 충만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어루만지며 살아가고 싶다.
'時事論壇 > 橫設竪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분수대] 사랑이 지나가면 (0) | 2015.04.20 |
---|---|
350만 '주한美軍 전우회' 만든다 (0) | 2015.04.18 |
[외국인 칼럼] 중국의 꽌시, 한국 사회에 없는 유대관계 (0) | 2015.04.12 |
[윤평중 칼럼] 삶 속의 죽음, 죽음 속의 삶 (0) | 2015.04.10 |
[횡설수설/고미석]2층 경부고속도로 (0) | 2015.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