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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지식] 中·日 우호 상징 당나라 유학생 아베노는?

바람아님 2015. 5. 26. 09:48

조선일보 2015-5-26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일본 대표단 3000명을 상대로 강연하면서 중·일 우호의 상징으로 당나라 유학생이던 아베노 나카마로(阿倍仲麻呂·698~770년·초상화)를 언급했다. 그는 누구일까?

 

 

일본 나라현의 귀족 집안 출신인 아베노는 18세이던 716년 제8차 견당사(遣唐使) 557명의 일원으로 당나라 수도 시안(西安·당시 창안)에 도착했다. 나라시대(8세기) 일본은 당나라에 16차례의 사절단(견당사)을 보내 선진 문물을 도입했다. 아베노는 당나라 최고 학부인 태학에서 공부했으며 과거에 급제해 당 현종의 총애를 받았다. 이름도 조형(晁衡)으로 바꿨다. 시 주석은 자신의 고향인 시안에서 활약했던 아베노를 통해 대일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노는 주로 학문·문학과 관련된 관직을 맡았던 덕분에 이백(李白)·왕유(王維) 등 당대 문장가와 깊이 교류할 수 있었다. 자신도 고향을 그리는 시 '망향(望鄕)' 등을 남겼다. 그는 754년 당 현종에게 귀향을 간청했고, 외국인으로서는 드물게 '중국 사절'로 임명돼 금의환향을 준비했다. 당시 석별을 아쉬워하던 당나라 친구들에게 '함명환국작(銜命還國作·환국의 명을 받아 짓다)'이란 시를 남겼는데, 후일 중·일 우호를 상징하는 작품이 됐다. 그러나 아베노는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귀향선이 풍랑으로 침몰하는 바람에 시안으로 돌아와 생을 마감했다. 안남도호부 장관을 맡아 2년간 베트남을 다스리기도 했다.

 

1978년 시안 근처에선 5.36m 높이의 아베노 기념비가 발견됐다. 비석에는 중·일 우호를 표현하는 벚꽃과 매화, 이백이 풍랑을 만난 아베노를 안타까워하며 지은 시 등이 새겨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