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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을 바꿨다가

바람아님 2013. 4. 8. 00:19

                                                                                                                              박연옥 <미인도>

 

 

 

 

부부가 툭하면 티격태격이다.

오손도손 지내면 좀 좋으련만, 조용할 날이 없다.

남편이 생각하기에, 부부 역할에 불평등한 점이 많다.

남편인 나는 매일 직장에 나가 뭐 빠지게 일하고,

상사 눈치보고, 그러면서 가족 먹여 살리고 있는데,

아내라고 집에 있으면서 바가지나 긁고 있으니, 원....

 

둘이 모처럼 의견 일치했다.

10일 동안 역할을 바꿔 살아보자고.

그래서 하느님께 요청드렸더니 하느님이 응답했다.

 

"그렇다면 남편은 아내가 되고,

아내는 남편이 되어,

열흘간 역할을 바꿔 살아보거라."

 

아내가 된 남편이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 준비하고,

남편 직장 보내고, 아이들 학교 보내고,

설겆이, 세탁, 청소하고,

전화로 수다 떨고, 공과금 내고,

아이들 학원 챙겨주고, 저녁 하고....

소소하게 챙겨야 할 일이 왜 그리도 많은지,

말 그대로 녹 다운이다.

 

남편(그러니까 아내)이 직장에서 돌아왔다.

저녁 챙겨주고, 빨래 챙기고, TV 보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침대에서 남편이 치근덕거리는 게 아닌가.

어떡하겠는가.

몸은 천근만근이지만,

기왕 역할을 바꿔 살기로 했으니,

남편 하자는대로 하잘 수밖에.

 

남편(그러니까 아내)이 잠에 곯아떨어지자,

아내(그러니까 남편)가 하느님께 호소했다.

아내 역할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하루 경험으로 충분하니,

이제 그만 역할을 원위치 시켜 달라고.

여자 몸이 된 자기를 남자로 다시 돌려달라고.

그러자 하느님 말씀이 들려왔다.

 

"그건 안된다.

앞으로 열달을 그렇게 지내야 한다.

네가 좀 전에 임신을 했기 때문에,

나로서도 어쩔수가 없다." 

 

-

벗이 전화로 들려준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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