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2015-10-8
대궐 같은 집을 놔두고 자기 집 앞에서 6개월째 노숙하고 있는 미국의 한 중년 남편의 황당한 스토리를 어제 (7일) SBS 8시 뉴스를 통해 보도해드렸습니다. 처음 관련 기사가 나온 곳은 텍사스 지역 로컬 언론인 KPRC2였습니다. (KPRC2가 CNN에 이 리포트 기사를 제공) 처음에 이 황당한 기사를 보고 몇 가지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이 있었는데, 오늘 미국의 현지 언론들이 너도나도 이 기사를 다루면서 의문들이 하나 둘 풀리게 됐습니다. SBS 8뉴스에서 다 전하지 못했던 이 황당한 사연의 뒷얘기들을 전해드릴까 합니다.
텍사스 주 휴스턴 외곽의 ‘시브룩’이라는 소도시에 사는 69살 샤라팟 칸(이름으로 봐서는 인도계인 듯)은 6개월째 자기 집 앞 잔디밭에서 노숙하고 있습니다. 집은 수영장까지 딸린 저택을 놔두고 중년의 남성이 반년째 노숙하는 이유는 아내에게 쫓겨났기 때문입니다. 현지 기자의 취재로는 칸은 6년 전부터 아내와 불화를 겪었고 최근에는 시댁 식구와 연을 끊으라고 압박 받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집에서 쫓겨난 칸은 6개월 노숙 생활로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져 이웃 주민들마저 그가 길바닥에서 죽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염려할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보다 못한 이웃들은 그에게 과자와 물을 가져다 주기도 하고, 밤에 덮을 수 있는 작은 모포도 챙겨다 줬습니다. 게다가 칸은 고혈압과 당뇨병까지 앓고 있었습니다.
갈수록 지쳐서 혼자 힘으로는 자기 몸조차 일으켜 세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부인은 오히려 이웃 주민들에게 그에게 음식을 주지 말라는 공고까지 내걸었습니다. 그 공고를 보면, ‘음식을 그에게 가져다 주니까 자꾸 구더기가 꼬인다면서 그에게 음식을 주고 싶으면 당신 집에 데려가서 먹여라’라고 쓰여 있습니다. 또, ‘그를 당신 집에 데리고 살고 싶으면 얼마든지 그렇게 해도 좋다. 하지만 내 소유지 안에는 (음식이건 담요건) 어떤 것도 가지고 들어오지 마라’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런 공고에도 불구하고 이웃들은 갈수록 쇠약해지는 칸에게 베개와 담요, 크래커와 음료수 등을 가져다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마저도 칸의 부인이 나와서 압수(?)해 가기 일쑤였다고 KPRC는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이 사실이라면, 칸의 부인은 소크라테스 부인도 저리 가라 할만한 악처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지역 언론들이 칸의 부인인 ‘닥터 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가정사이자 개인적인 문제라며 언급을 회피했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말이 부부지 사실은 남보다 더한 원수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왜 이혼하지 않는 것일까요? 칸은 “자기는 돈이 없어 이혼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이혼 절차에 필요한 돈조차 없다는 겁니다. 잘 이해되지 않는 얘기지만 그의 주장이 그렇다 쳐도 부인은 왜 남편과 이혼하지 않는 것일까요? 부인 본인이 입장 표명을 피하고 있으니 정확한 속내는 알 수가 없습니다만, 부인의 지인은 칸의 부인이 철저한 이슬람교 신도인데다 이혼을 금지하는 ‘샤리아 율법’을 엄격하게 따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칸은 “부인이 이혼하지 않는 이유는 종교적인 것이 아니라 이혼하게 되면 자신에게 재산의 절반을 떼어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이 접촉한 칸의 아들 30살 재인 칸은 “아버지가 어머니를 오랫동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학대해왔다”고 주장합니다. “아버지가 문제의 단초를 제공해놓고는 이제 모든 비난을 어머니에게 돌리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지역 언론의 취재에 따르면 칸은 2008년 부인을 때린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었고, 지난해에는 접근 금지 명령도 받은 전력도 있었습니다.
이 황당한 사연의 실체는 어느 한쪽 주장만 듣고서는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칸이 지역 복지 시설에 들어가는 게 어떠냐는 친척들과 이웃들의 권유를 듣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죽더라도 내 집 앞에서 죽겠다는 의도인지, 아니면 부인에게 쫓겨난 데 대한 분노를 색다른 방법으로 복수하는 것인지 몰라도, 분명한 것은 그의 건강상태에 비춰 볼 때 이웃들 말대로 저런 상태가 지속됐다가는 칸이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그 전에 뭔가 좋은 해법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시댁과 인연 끊어!" 대저택 놔두고 노숙하는 男
▲ KPRC2의 CNN 제공 화면
대궐 같은 집을 놔두고 자기 집 앞에서 6개월째 노숙하고 있는 미국의 한 중년 남편의 황당한 스토리를 어제 (7일) SBS 8시 뉴스를 통해 보도해드렸습니다. 처음 관련 기사가 나온 곳은 텍사스 지역 로컬 언론인 KPRC2였습니다. (KPRC2가 CNN에 이 리포트 기사를 제공) 처음에 이 황당한 기사를 보고 몇 가지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이 있었는데, 오늘 미국의 현지 언론들이 너도나도 이 기사를 다루면서 의문들이 하나 둘 풀리게 됐습니다. SBS 8뉴스에서 다 전하지 못했던 이 황당한 사연의 뒷얘기들을 전해드릴까 합니다.
▲ KPRC2의 CNN 제공 화면
텍사스 주 휴스턴 외곽의 ‘시브룩’이라는 소도시에 사는 69살 샤라팟 칸(이름으로 봐서는 인도계인 듯)은 6개월째 자기 집 앞 잔디밭에서 노숙하고 있습니다. 집은 수영장까지 딸린 저택을 놔두고 중년의 남성이 반년째 노숙하는 이유는 아내에게 쫓겨났기 때문입니다. 현지 기자의 취재로는 칸은 6년 전부터 아내와 불화를 겪었고 최근에는 시댁 식구와 연을 끊으라고 압박 받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 KPRC2의 CNN 제공 화면
집에서 쫓겨난 칸은 6개월 노숙 생활로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져 이웃 주민들마저 그가 길바닥에서 죽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염려할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보다 못한 이웃들은 그에게 과자와 물을 가져다 주기도 하고, 밤에 덮을 수 있는 작은 모포도 챙겨다 줬습니다. 게다가 칸은 고혈압과 당뇨병까지 앓고 있었습니다.
갈수록 지쳐서 혼자 힘으로는 자기 몸조차 일으켜 세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부인은 오히려 이웃 주민들에게 그에게 음식을 주지 말라는 공고까지 내걸었습니다. 그 공고를 보면, ‘음식을 그에게 가져다 주니까 자꾸 구더기가 꼬인다면서 그에게 음식을 주고 싶으면 당신 집에 데려가서 먹여라’라고 쓰여 있습니다. 또, ‘그를 당신 집에 데리고 살고 싶으면 얼마든지 그렇게 해도 좋다. 하지만 내 소유지 안에는 (음식이건 담요건) 어떤 것도 가지고 들어오지 마라’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런 공고에도 불구하고 이웃들은 갈수록 쇠약해지는 칸에게 베개와 담요, 크래커와 음료수 등을 가져다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마저도 칸의 부인이 나와서 압수(?)해 가기 일쑤였다고 KPRC는 보도하고 있습니다.
▲ KPRC2의 CNN 제공 화면
보다 못한 이웃들이 경찰에 여러 차례 신고해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경찰이 이곳에 출동한 것만도 지난 6개월 동안 스무 차례가 넘는다고 합니다. 칸의 부인도 남편을 쫓아내 달라고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경찰로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칸이 자기 집 앞에 머물고 있으니 법을 위반한 것도 아니라 떠나라고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칸의 부인에게 칸을 집에 들이라고 강요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KPRC2의 CNN 제공 화면
이런 내용이 사실이라면, 칸의 부인은 소크라테스 부인도 저리 가라 할만한 악처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지역 언론들이 칸의 부인인 ‘닥터 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가정사이자 개인적인 문제라며 언급을 회피했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말이 부부지 사실은 남보다 더한 원수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왜 이혼하지 않는 것일까요? 칸은 “자기는 돈이 없어 이혼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이혼 절차에 필요한 돈조차 없다는 겁니다. 잘 이해되지 않는 얘기지만 그의 주장이 그렇다 쳐도 부인은 왜 남편과 이혼하지 않는 것일까요? 부인 본인이 입장 표명을 피하고 있으니 정확한 속내는 알 수가 없습니다만, 부인의 지인은 칸의 부인이 철저한 이슬람교 신도인데다 이혼을 금지하는 ‘샤리아 율법’을 엄격하게 따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칸은 “부인이 이혼하지 않는 이유는 종교적인 것이 아니라 이혼하게 되면 자신에게 재산의 절반을 떼어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KPRC2의 CNN 제공 화면
현지 언론이 접촉한 칸의 아들 30살 재인 칸은 “아버지가 어머니를 오랫동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학대해왔다”고 주장합니다. “아버지가 문제의 단초를 제공해놓고는 이제 모든 비난을 어머니에게 돌리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지역 언론의 취재에 따르면 칸은 2008년 부인을 때린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었고, 지난해에는 접근 금지 명령도 받은 전력도 있었습니다.
▲ KPRC2의 CNN 제공 화면
이 황당한 사연의 실체는 어느 한쪽 주장만 듣고서는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칸이 지역 복지 시설에 들어가는 게 어떠냐는 친척들과 이웃들의 권유를 듣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죽더라도 내 집 앞에서 죽겠다는 의도인지, 아니면 부인에게 쫓겨난 데 대한 분노를 색다른 방법으로 복수하는 것인지 몰라도, 분명한 것은 그의 건강상태에 비춰 볼 때 이웃들 말대로 저런 상태가 지속됐다가는 칸이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그 전에 뭔가 좋은 해법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시댁과 인연 끊어!" 대저택 놔두고 노숙하는 男
박병일 기자cokkir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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