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7일 오후 3시(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첫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평화적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이 전했다.
1949년 분단 이후 양안 지도자가 국가원수이자 정부 대표 자격으로 한 테이블에 앉은 것은 처음이다. 시 주석은 “양안 관계의 역사적인 한페이지를 열었다”며 “역사는 오늘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과 마 총통은 1992년 합의한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을 골자로 한 '92공식(九二共識)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양안 동포가 ▲ '92공식' 견지 ▲ 공동의 정치적 기초 공고화 ▲ 평화발전의 길 견지 ▲ 양안관계의 발전이란 정확한 방향 견지 ▲ 양안 교류협력 심화 ▲ 양안 동포의 복지 증진 ▲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공동 모색 ▲ 민족 부흥의 위대한 영광 공유 등을 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대만이 적절한 방식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AIIB는 중국 주도로 설립되는 첫 국제금융기구로 한국 영국 등 57개국이 창립멤버로 올해말 출범할 예정이다.
마 총통도 양안의 평화발전을 위한 5대 주장으로 ▲ '92공식'의 공고화 ▲ 적대상태의 완화와 분쟁의 평화적 처리 ▲ 양안교류의 확대 ▲ 양안 핫라인 설치 ▲ 공동 중화문화 진흥을 제시했다.
양안 핫라인 설치와 관련, 양측은 우선 양안 사무 담당 기구에서 먼저 핫라인을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양안 정상회담을 정례화하는 데에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이 끝난 뒤 양측은 각자 기자회견을 했으며 마 총통은 기자회견에 직접 나서 자신이 시 주석에게 중국이 양안 문제를 풀려면 무력이 아니라 평화를 사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에 미사일 배치에 대해 주의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시 주석은 '미사일 배치는 대만과 관계없는 문제'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장즈쥔(張志軍)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은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은 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면서 "양안의 최대 위협은 대만 독립 세력"이라며 대만의 독립 세력이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도 "우리는 뼈와 살이 터져도 끊을 수 없는 형제이자 피가 물보다 진한 한 가족(친척)"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대만 독립 경고는 내년 1월 대만 대선에서 집권 가능성이 큰 야당인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집권시 대만 독립 노선을 추구할 가능성에 대해 미리 경고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양안의 66년 역사는 그 어떤 비바람에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 앞서 샹그릴라호텔 아일랜드 볼룸에 등장해 70초 정도 손을 맞잡고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양측은 중국이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점을 감안해 일반적인 정상회담의 형식을 취하지 읺았다. 회담장에는 중국의 오성홍기(五星紅旗)도, 대만의 청천백일기(靑天白日旗)도 보이지 않았다. 시 주석은 붉은 넥타이, 마 총통은 파란 넥타이를 맸다.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도 따로 가졌다. 마 총통은 직접 기자회견을 했지만 시 주석은 기자회견에 나오지 않았다.
양측은 그러나 두 정상이 대등한 지위에서 만났음을 보여주려는 노력도 보였다. 두 정상은 상대방을 '선생(先生)'으로 호칭했다. 양측은 이날 기자회견 뒤 진행된 만찬의 비용을 절반씩 부담했다. 회담장 대여료도 절반씩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양안 사이에서는 지난 10년간 대만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 일인자 간 접촉이 7차례 있었을 뿐 양안 최고 지도자 간의 만남은 없었다.
'時事論壇 > 國際·東北亞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미·중 대립구도 깨는 게임 체인저 돼야” (0) | 2015.11.11 |
---|---|
시진핑 "남중국해는 중국 것, 항행은 자유" (0) | 2015.11.10 |
[송희영 칼럼] 미국의 바다, 중국의 바다 (0) | 2015.11.08 |
하토야마 전 총리 "일본 진정성 있는 사과해야" (0) | 2015.11.07 |
美·中국방장관 앞에서 美 편든 韓국방 (0) | 2015.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