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國際·東北亞

중국·대만 분단 66년 만에 첫 정상회담.."대만의 AIIB ·일대일로 참여 환영"

바람아님 2015. 11. 8. 11:01
조선비즈 2015-11-7

중국과 대만의 정상이 분단 66년 만에 처음으로 손을 잡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7일 오후 3시(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첫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평화적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이 전했다.


1949년 분단 이후 양안 지도자가 국가원수이자 정부 대표 자격으로 한 테이블에 앉은 것은 처음이다. 시 주석은 “양안 관계의 역사적인 한페이지를 열었다”며 “역사는 오늘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마잉주 대만 총통이 7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한 것을 두고 분단 66년만의 악수라고 평가했다./신화통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마잉주 대만 총통이 7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한 것을 두고 분단 66년만의 악수라고 평가했다./신화통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양안 지도자 역사적인 만남이라는 이름으로 특집코너를 마련해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의 회담 소식을 전했다./신화통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양안 지도자 역사적인 만남이라는 이름으로 특집코너를 마련해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의 회담 소식을 전했다./신화통신

시 주석과 마 총통은 1992년 합의한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을 골자로 한 '92공식(九二共識)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양안 동포가 ▲ '92공식' 견지 ▲ 공동의 정치적 기초 공고화 ▲ 평화발전의 길 견지 ▲ 양안관계의 발전이란 정확한 방향 견지 ▲ 양안 교류협력 심화 ▲ 양안 동포의 복지 증진 ▲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공동 모색 ▲ 민족 부흥의 위대한 영광 공유 등을 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대만이 적절한 방식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AIIB는 중국 주도로 설립되는 첫 국제금융기구로 한국 영국 등 57개국이 창립멤버로 올해말 출범할 예정이다.


마 총통도 양안의 평화발전을 위한 5대 주장으로 ▲ '92공식'의 공고화 ▲ 적대상태의 완화와 분쟁의 평화적 처리 ▲ 양안교류의 확대 ▲ 양안 핫라인 설치 ▲ 공동 중화문화 진흥을 제시했다.

양안 핫라인 설치와 관련, 양측은 우선 양안 사무 담당 기구에서 먼저 핫라인을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양안 정상회담을 정례화하는 데에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이 끝난 뒤 양측은 각자 기자회견을 했으며 마 총통은 기자회견에 직접 나서 자신이 시 주석에게 중국이 양안 문제를 풀려면 무력이 아니라 평화를 사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에 미사일 배치에 대해 주의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시 주석은 '미사일 배치는 대만과 관계없는 문제'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장즈쥔(張志軍)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은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은 회담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면서 "양안의 최대 위협은 대만 독립 세력"이라며 대만의 독립 세력이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도 "우리는 뼈와 살이 터져도 끊을 수 없는 형제이자 피가 물보다 진한 한 가족(친척)"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대만 독립 경고는 내년 1월 대만 대선에서 집권 가능성이 큰 야당인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집권시 대만 독립 노선을 추구할 가능성에 대해 미리 경고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양안의 66년 역사는 그 어떤 비바람에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 앞서 샹그릴라호텔 아일랜드 볼룸에 등장해 70초 정도 손을 맞잡고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양측은 중국이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점을 감안해 일반적인 정상회담의 형식을 취하지 읺았다. 회담장에는 중국의 오성홍기(五星紅旗)도, 대만의 청천백일기(靑天白日旗)도 보이지 않았다. 시 주석은 붉은 넥타이, 마 총통은 파란 넥타이를 맸다.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도 따로 가졌다. 마 총통은 직접 기자회견을 했지만 시 주석은 기자회견에 나오지 않았다.


양측은 그러나 두 정상이 대등한 지위에서 만났음을 보여주려는 노력도 보였다. 두 정상은 상대방을 '선생(先生)'으로 호칭했다. 양측은 이날 기자회견 뒤 진행된 만찬의 비용을 절반씩 부담했다. 회담장 대여료도 절반씩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양안 사이에서는 지난 10년간 대만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 일인자 간 접촉이 7차례 있었을 뿐 양안 최고 지도자 간의 만남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