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공단 여공들의 '벌집'을 기억하다
수십가구 사는데 화장실은 단 1곳…내달 2일 생활체험관 개관
수십 가구가 사는데도 화장실은 한 개, 미로 같은 계단 끝에 있는 방은 발만 간신히 뻗는 서너 평의 공간….
1960∼1980년대 가발·봉제공장에서 일하던 구로공단 여공들이 칼잠을 잤던 '벌집' 얘기다.
금천구는 근로자의 날 다음날인 5월 2일에 가산디지털단지에 '구로공단 노동자 생활체험관'을 연다고 29일 밝혔다.
산업화와 수출의 첨병 역할을 했지만 갖은 애환을 겪었던 구로공단 여공들을 기억하기 위해서라고 체험관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가산디지털단지 일대는 과거 '수출의 메카'인 구로공단이 조성된 곳이다. 돈을 벌려 상경한 노동자들이
구로공단 주변에서 '벌집촌'을 형성해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소설가 신경숙 씨는 열여섯살 상경해 이곳
공장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외딴방'이란 소설을 쓰기도 했다.
구는 이번에 모두 14억4천300만원을 들여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체험관을 지었다.
지하 1층에는 쪽방 6개·벌집 골목·설비실이 조성된다. 구는 신청자를 대상으로 쪽방에서 숙박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상 1층에는 여공의 방을 재현한 '순이의 방'이 전시된다. 어제까지도 여공이 머물렀던 것처럼 작은 옷장,
연탄, 밥상, 편지, 급여봉투 같은 소품들이 곳곳에 놓인다.
여럿이 찬물에 세수하던 공동세면장, 어려운 환경에서도 희망을 안고 밤늦게까지 공부하던 '희망의 방',
좁은 공간에서 몰래 소리통을 통해 대화를 나누던 '비밀의 방', 기획전시관이 조성된다.
2층에는 영상전시실·수장고·포토존·관리사무소가 위치하고 외부 공터에는 옛 상회의 모습을 간직한 매점과
주차장이 운영된다.
구는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체험관에서 전시 외에 물걸레질·빨래·
연탄 갈기, 부채·먼지떨이 만들기, 그 시절 신문·잡지 읽고 체험 후기 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입장료는 성인은 1천원, 학생은 500원이며 장애인과 유공자는 면제된다. 체험·교육프로그램은 2천원
가량의 비용을 별도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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