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2016.01.01
15분 동안의 핫라인 개설 통화에서 한 장관은 “양국 국방당국 간 상호 신뢰와 협력으로 이룬 의미 있는 성과”라며 “한·중 수교 23주년이 되는 금년도 마지막 날에 직통전화 개통으로 그 대미를 장식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안보 문제에 대한 양국 간의 긴밀한 협력과 소통을 위해 (핫라인이)잘 활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창 국방부장은 “‘핫라인 개통은 기념비적인 것’이라는 평가를 했다”고 국방부 당국자가 전했다.
양국 국방부 간 핫라인 개설 논의는 2011년 1월 한·중 국방정책 실무회의 당시 한국 측 제의로 시작됐다. 그러다 지난해 7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주요 합의사항 중 하나로 포함시키며 논의가 진전됐다. 이후 양측 실무진은 도청 방지와 회선 운영 방식 등 기술적인 문제와 관련한 이견을 좁혀 오다 이날 가동에 합의했다. 한·중 국방부는 핫라인을 24시간 유지하며 유사시 즉시 통화가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한국과 중국은 그동안 공군과 해군끼리는 직통전화를 개설해 사용해 왔다. 함정이나 전투기의 운항 정보와 같은, 그야말로 실무적인 논의를 위해서였다. 반면 국방부 장관 간의 핫라인은 “한반도 및 지역 내 다양한 안보 상황에 대해 긴밀히 공조할 수 있는 기제(機制)를 마련한 것”이라고 군 측은 의미를 부여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향후 양국 정상 간 형성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공통 인식을 토대로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하고 고위급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핫라인을)적극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핫라인은 단순한 전화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한국이 처음 제안한 지 4년11개월 만에 성사된 것 자체가 그렇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중국은 2008년 미국·러시아와 핫라인을 개설한 이래 7년 만에 한국과 세 번째 핫라인을 개설했다”며 “중국이 직통전화 개통을 결심한 건 한국과 보다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국 입장에선 러시아를 제외한 주변 3개국(미·일·중) 군 지휘부와 ‘직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은 미국(1995년), 일본(99년) 국방부 장관과 핫라인을 유지하고 있다”며 “굳건한 한·미 동맹에 더해 중국과 핫라인을 추가함으로써 양국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유지와 안보에도 유용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느 때보다 강력한 한·미 동맹을 앞세우면서 6·25전쟁 때 총부리를 맞댄 중국과도 국방당국 간 밀월관계가 시작됐다는 얘기다.
한국이 미국·중국과 동시에 핫라인을 유지하게 됨으로써 한국-미국-중국을 잇는 연락선(線)을 통해 북한을 견제한다는 의미도 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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