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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국식 연합작전 체제로… 사드 겨냥 ‘로켓軍’ 창설

바람아님 2016. 1. 5. 01:18

동아일보 2016-01-04 


[시진핑 ‘군사굴기’]



중국이 새해 벽두부터 군사력을 강화하고 영토 갈등 중인 주변국을 자극하는 등 ‘군사굴기’ 행보를 가속화해 지난해 미중이 첨예하게 맞섰던 남중국해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은 ‘싸워서 이기는 군대’를 만들기 위한 내부 군사 개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일 성명을 내고 1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南沙) 군도의 파이어리크로스 암초(융수·永暑 섬)를 매립해 확장한 인공섬에서 민간 항공기를 시범 운항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이곳에 길이 3km의 활주로와 헬리콥터 이착륙장을 건설했다.

베트남의 레하이빈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인공섬에서 시험 비행을 한 것은 베트남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미 국무부도 중국의 시험 비행이 남중국해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시험 비행은 지난해까지 남중국해에 최소 7개의 인공섬을 건설한 중국이 올해에는 군사화를 가속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해군은 이달에 군함을 중국 인공섬 12해리 내로 항해시킬 것으로 알려져 갈등이 예상된다.


○ ‘시진핑식 군 개혁의 결정판’

중국군은 1일 1985년 6월부터 운영해온 지역을 기반으로 한 7개 군구(軍區) 체제를 5개 전구(戰區)로 전환해 31년 만에 지휘 체계를 바꿨다. 개편의 핵심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위원장을 겸직하는 중앙군사위로의 권한 집중과 강화, 그리고 연합작전 능력 높이기다. 다소 독립적이었던 7개 군구와 달리 5개 전구는 중앙군사위의 지휘 아래 군사 작전에 집중하고, 중앙군사위는 ‘육군지도기구’(육군사령부 격)와 군사위에 신설된 연합작전지휘부 등을 통해 연합작전 능력을 높여 군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군 조직을 미국식 통합사령부 체제로 전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금까지 국무원과 중앙군사위가 공동 관리해 온 ‘무장경찰 부대’의 관할권을 중앙군사위로 일원화해 시 주석의 권한은 더욱 강화됐다. ‘시진핑식 군 개혁의 결정판’으로 불린다.


○ 로켓군 창설, 미래형 전쟁에 대비

중국군은 지난해 12월 31일 ‘육군지도기구’ ‘로켓군’ ‘전략지원부대’ 창설 대회를 열고 시 주석이 직접 사령원(사령관)들에게 부대기를 수여했다. 육군지도기구에 리쭤청(李作成), 로켓군에 웨이펑허(魏鳳和), 전략지원부대에 가오진(高津)이 각각 사령원으로 임명됐다.

중국군은 1966년 육해공군과 함께 전략 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을 창설해 4개 병종이었으나 이번에 육해공군과 로켓군, 전략지원부대 등 5개 병종으로 바뀌었다고 홍콩 밍(明)보는 전했다.

시 주석은 신설 로켓군의 역할에 대해 “‘전 지역 선제적 전쟁’이라는 전략적 요구에 대해 믿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핵 억지력과 핵 반격 능력을 강화하고 중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핵 타격 능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로켓군 창설은 1956년 ‘중국 미사일의 아버지’로 불리는 핵과학자 첸쉐썬(錢學森·1911∼2009) 박사가 제안했다고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가 전했다.

로켓군은 미국이 한반도 배치를 검토하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에 대항하는 조치이자 동북아를 둘러싼 미중 핵 경쟁 시대를 예고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미국 등 잠재 경쟁국의 전략적 타격 능력이나 북한 핵위협 등의 불안에 대응하는 것도 제2포병을 로켓군으로 바꾼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신설된 전략지원부대에 대해 시 주석은 “국가 안전을 위한 신형 작전능력을 수호한다”고 밝혔다. 환추시보는 “정보, 기술정찰, 전자전, 인터넷 공격방어, 심리전 등 5대 영역을 아우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우주와 인터넷 공간에서의 하이테크 전쟁을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이버 전쟁, 우주 전쟁, 심리전 등 미래형 전쟁에 대비하는 조직인 셈이다.


○ 중국의 잇단 ‘군사 근육질 과시’

양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31일 “배수량 5만 t급 두 번째 항모가 다롄(大連)에서 건조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SCMP는 “첫 항모 랴오닝(遼寧)함처럼 핵 동력이 아닌 일반 동력이며, 역시 같은 스키점프 식을 채택한 것은 랴오닝함에서 이착륙하는 젠(殲)-15가 원활하게 기동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제3항모 건조설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해군군사학술연구소 장쥔서(張軍社) 연구원은 “1만8000km의 해안선을 가진 중국은 최소 3척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대변인은 이날 또 사거리 1만2000km의 전략핵 미사일 ‘둥펑(東風)-41’을 철로 기차 위에서 실험했다는 워싱턴 프리비컨 보도에 대한 확인 요구에 “새 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실험은 계획에 따라 실행되고 있다”며 보도 내용을 사실상 시인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