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닷컴 2016.02.27 유용원 논설위원·군사전문기자)
미국 하와이·샌디에이고, 프랑스 툴롱, 호주 시드니, 이탈리아 나폴리, 영국 포츠머스…. 모두 이름난 관광지이거나 휴양지다.
또 다른 공통점은 하나같이 큰 군항(軍港)이 있다는 것이다.
하와이엔 태평양함대사령부 진주만 기지가 있다.
1941년 일본의 기습 공격으로 태평양전쟁이 시작된 곳이다.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는 3함대사령부를 품고 있다.
퇴역한 미드웨이 항모를 박물관으로 쓰고 관광 유람선이 군항 수역(水域)을 드나든다.
▶툴롱에는 프랑스 대통령 별장과 제1 해군 기지가 함께한다.
▶툴롱에는 프랑스 대통령 별장과 제1 해군 기지가 함께한다.
영국 포츠머스는 전형적인 해군 기지면서도 유럽 대륙을 오가는 여객선이 출항한다. 민·군 복합항인 셈이다.
넬슨 제독의 빅토리아호를 전시하고 해군 정비 시설을 박물관으로 꾸몄다.
중요한 항구는 바다로 나가기 편리하고 안전한 곳에 들어선다.
그런 항구는 군사 전략적 가치도 크기 마련이어서 미항(美港)과 군항의 '동거'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 어제 해군 기지 준공식이 열렸다.
1993년 입지가 결정된 지 23년 만이고 2010년 공사 착수한 지 6년 만이다.
함정 20여척과 15만t급 대형 크루즈선 두 척이 정박할 수 있는 민·군 복합형 관광 미항을 지향한다.
기지 건설로 한 해 926억원에 이르는 지역 경제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한다.
세수(稅收) 3분의 1이 군사 분야에서 나오는 하와이, 해군이 지역 경제활동의 14%를 차지하는 샌디에이고처럼.
▶작년 말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던 제주 기지를 찾아갔다.
▶작년 말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던 제주 기지를 찾아갔다.
해군 작전사령부가 있는 부산 기지보다 넓은 49만㎡(15만평)라고 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작아 조금 실망스러웠다.
2.4㎞에 이르는 함정 계류 부두엔 이지스함 두 척과 대형 상륙함 독도함을 동시에 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여러 시설이
들어선 지상 공간은 빠듯했다. 군 관계자는 "일부 단체와 주민 반대로 기지 규모가 좀 줄어 아쉽다"고 했다.
▶제주 기지는 해군에서 유일한 전략 기동부대 7기동전단의 모항(母港)이 된다.
이지스함 세 척, 한국형 구축함 여섯 척을 준장급이 지휘한다. 미 항모 전단을 제외하곤 세계 최강 수준이다.
부산 기지에 있던 7기동전단이 옮겨와 이어도 해역 분쟁에 대응할 시간이 크게 줄었다.
중·일보다 빠른 4시간 30분이면 이어도에 도착할 수 있다.
원유를 비롯한 국가 전략 물자의 해상 교통로도 잘 보호하게 됐다.
그간 질기고 소모적인 반대 투쟁 탓에 치른 비용을 생각해서라도 한반도 전략 거점이자 전진기지로 단단히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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