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4K UHD TV 시장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한국 업체가 39.9% 점유율을 올리며 중국 업체(38.5%)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4K UHD TV는 현재 가정에서 사용하는 TV의 주류를 차지하는 풀HD급(2K)에 비해 4배가량 선명한 해상도를 자랑한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대당 2000달러(약 240만원) 이상인 프리미엄 시장은 한국 업체가 점유율 50%를 넘어설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유독 UHD TV에서만 중국 업체에 뒤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2013년 UHD TV가 등장했을 때 하이센스와 스카이웍스 등 중국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제품을 출시하며 중국 내수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업체는 UHD TV 판매 가능성을 낮게 보고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삼성·LG 등이 UHD TV 라인업을 늘리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은 2014년부터다.
중국 소비자들은 기본적으로 50형 이상 대형TV를 선호하는 가운데 부유층을 중심으로 풀HD TV보다 더 나은 TV에 대한 수요가 있었다. 이런 소비자 기호를 정확히 읽은 중국 업체가 선제적으로 UHD TV 판매 공세를 벌인 것이다. 이에 따라 2013년만 해도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UHD TV 10대 가운데 8대가 '메이드 인 차이나'였을 정도다.
2014년부터 UHD TV 시장에 적극 뛰어든 삼성전자는 2013년 4.8%였던 시장점유율을 27.4%로 끌어올렸고, LG전자도 같은 기간 2.3%에서 12.2%로 점유율이 껑충 뛰었다. 한국 업체 선전으로 중국 업체 시장점유율은 2013년 81.1%에서 2014년 43.2%로 뚝 떨어진 반면 한국 업체는 같은 기간 7.0%에서 39.6%로 올라서며 중국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UHD TV는 대당 판매가격이 높기 때문에 한국 업체로서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시장이다. 지난해 수량 기준으로 UHD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14.1%에 불과했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36.2%에 달했다. 아직 풀HD TV가 전체 시장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대중적으로 팔리고 있지만 성장성은 UHD TV가 월등히 높다. 지난해 전 세계 TV 출하량이 2억2625만대로 전년에 비해 3.7% 감소한 반면 UHD TV 출하량은 2014년 1168만대에서 2015년 3188만대로 173%나 증가한 것이다. IHS가 올해 초 발표한 TV 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UHD TV는 수량 기준으로 전체의 23.9%, 매출 기준으로는 풀HD TV를 넘어서 49.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삼성전자가 'SUHD TV', LG전자가 '울트라HD TV' 등 마케팅 용어를 내걸고 UHD TV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중국 업체 도전도 만만치 않다. 중국 최대 TV업체인 하이센스는 지난해 일본 샤프의 멕시코 공장을 인수해 일본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북미 시장을 노린다는 각오다.
■ <용어 설명>
▷ 4K UHD TV : TV 해상도를 기준으로 한 TV 분류 방식으로 가로×세로 화소수에 따라 HD(1366×768), 풀HD(1920×1080), UHD(3840×2160)로 불린다. 지상파 디지털 방송은 풀HD급으로 송출되고 있다. 가로 화소수 기준으로 풀HD는 2K, UHD는 4K로 불리기도 한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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