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16-03-04 03:00:00
중국경제 살아난다고 한국경제 장기침체 해결될까
ICT 결합한 4차 산업혁명에, 의료·환경·안전·지능·항공
MESIA 산업 끌어올리고, 글로벌 서비스산업 키우자
‘열두 척’ 넘는 혁신인재 두고 패배주의에 빠질 건가
한국 경제가 점차 수렁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1월에 수출이 18.5%나 감소하더니 2월에도 12.2% 줄었다. 이는 연속 14개월째 수출 감소다. 많은 사람들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중국의 저성장을 꼽는다. 그 말이 맞는다면 중국 경기가 좋아지면 우리 제품이 잘 팔려야 할 것이다. 불행하게도 중국 경기가 살아나도 우리의 주력 산업 제품인 휴대전화 조선 철강 석유화학 수출은 별로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중국 경기가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는 뜻이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우리 경제에서 수출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수출 비중을 줄이고 내수시장을 확대해 국제경제의 영향을 덜 받게 하자고 한다. 물론 고용확대 측면에서는 내수시장 확대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수출로 달러를 벌어오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숙명을 타고났음을 알아야 한다. 96%에 달하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저성장시대 대한민국의 전략을 세 가지로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는 기존 주력 산업을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해 첨단화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적용한 ICT 결합으로 생산성을 올리고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위한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 즉 이미 세계 선두에 가 있는 주력 산업과 ICT 산업이다. 이를 결합하면 혁신을 일으키지 못할 이유가 없다.
두 번째 전략은 우리가 잘하지 못하는 후진 산업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산업이 많이 있다. 그동안 우리가 관심을 많이 두지 않았고, 따라서 잘하지 못하는 산업들이 있다.
의료바이오(Medical Bio) 산업이 대표적이다. 우리가 병원에 가서 사용하는 의료기기와 약품은 대부분이 수입품이다. 기후 변화와 산업 발달로 환경 파괴는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현대 인류의 숙명과도 같은 환경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환경(Environment) 산업은 당연히 미래산업이다. 또 사회 시스템이 복잡해지고 자연재해도 빈번해지면서 이를 안전하게 예방 대응하는 안전(Safety) 산업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인간이 원하는 바를 알아서 상당 부분 대신 해주는 지능(Intelligent) 서비스는 인류가 필연적으로 가야 할 길이다. 그리고 비행기를 말하면 대형 비행기가 떠오르겠지만 100명 이하의 중소형 비행기도 많다. 중소형 항공(Aero) 산업은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잘할 수 있는 분야다.
이 분야들을 영어 머리글자를 따서 MESIA라고 부른다. 이 MESIA 분야에서 한국은 50점 수준의 중진국이다. 90점에서 95점 맞기는 어렵지만 50점에서 90점 맞기는 쉬운 일이다.
세 번째 전략은 글로벌 서비스 산업의 육성이다. 우리의 당면 과제 가운데 일자리 부족이 있다. 대기업 제조 중심의 산업구조에서는 일자리가 많이 늘지 않는다. 공장 자동화와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은 앞으로도 일자리 부족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다. 그래서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높은 서비스 산업이 떠오른다.
하지만 국내용 서비스만 육성하면 일자리는 늘겠지만 달러가 들어오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서비스업을 육성하되, 달러를 벌어오는 글로벌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그래야 일자리와 달러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관광산업은 일자리와 달러를 만들어주는 대표적인 글로벌 서비스 산업이다. 헬스케어 서비스는 첨단 의료기술과 ICT가 결합된 서비스로 파급효과가 크다. 일부에서는 헬스케어를 진료와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헬스케어는 예방에 중점을 둔 건강관리 서비스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핀테크 기술을 적용한 금융 서비스와 전자상거래 역시 국제적인 서비스 산업으로 발전하기 좋은 분야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당면한 경제 침체를 저성장시대의 피할 수 없는 현상으로 받아들이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우리의 저력을 과소평가하는 패배주의다. 우리에게는 아직 ‘열두 척’보다 더 많은 것들이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주력 산업과 ICT가 있으며, 이것들을 결합해 혁신을 이루어낼 우수 인력이 있다. 미래를 어둡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어두운 미래가 온다. 그러나 밝은 미래를 믿는 사람에게는 밝은 미래가 온다. 밝은 미래를 믿는 사람에게는 흔들리지 않고 노력할 수 있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광형 객원논설위원·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
ICT 결합한 4차 산업혁명에, 의료·환경·안전·지능·항공
MESIA 산업 끌어올리고, 글로벌 서비스산업 키우자
‘열두 척’ 넘는 혁신인재 두고 패배주의에 빠질 건가
이광형 객원논설위원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
또한 어떤 사람들은 우리 경제에서 수출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수출 비중을 줄이고 내수시장을 확대해 국제경제의 영향을 덜 받게 하자고 한다. 물론 고용확대 측면에서는 내수시장 확대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수출로 달러를 벌어오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숙명을 타고났음을 알아야 한다. 96%에 달하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저성장시대 대한민국의 전략을 세 가지로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는 기존 주력 산업을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해 첨단화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적용한 ICT 결합으로 생산성을 올리고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위한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 즉 이미 세계 선두에 가 있는 주력 산업과 ICT 산업이다. 이를 결합하면 혁신을 일으키지 못할 이유가 없다.
두 번째 전략은 우리가 잘하지 못하는 후진 산업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산업이 많이 있다. 그동안 우리가 관심을 많이 두지 않았고, 따라서 잘하지 못하는 산업들이 있다.
의료바이오(Medical Bio) 산업이 대표적이다. 우리가 병원에 가서 사용하는 의료기기와 약품은 대부분이 수입품이다. 기후 변화와 산업 발달로 환경 파괴는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현대 인류의 숙명과도 같은 환경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환경(Environment) 산업은 당연히 미래산업이다. 또 사회 시스템이 복잡해지고 자연재해도 빈번해지면서 이를 안전하게 예방 대응하는 안전(Safety) 산업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인간이 원하는 바를 알아서 상당 부분 대신 해주는 지능(Intelligent) 서비스는 인류가 필연적으로 가야 할 길이다. 그리고 비행기를 말하면 대형 비행기가 떠오르겠지만 100명 이하의 중소형 비행기도 많다. 중소형 항공(Aero) 산업은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잘할 수 있는 분야다.
이 분야들을 영어 머리글자를 따서 MESIA라고 부른다. 이 MESIA 분야에서 한국은 50점 수준의 중진국이다. 90점에서 95점 맞기는 어렵지만 50점에서 90점 맞기는 쉬운 일이다.
세 번째 전략은 글로벌 서비스 산업의 육성이다. 우리의 당면 과제 가운데 일자리 부족이 있다. 대기업 제조 중심의 산업구조에서는 일자리가 많이 늘지 않는다. 공장 자동화와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은 앞으로도 일자리 부족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다. 그래서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높은 서비스 산업이 떠오른다.
하지만 국내용 서비스만 육성하면 일자리는 늘겠지만 달러가 들어오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서비스업을 육성하되, 달러를 벌어오는 글로벌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그래야 일자리와 달러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관광산업은 일자리와 달러를 만들어주는 대표적인 글로벌 서비스 산업이다. 헬스케어 서비스는 첨단 의료기술과 ICT가 결합된 서비스로 파급효과가 크다. 일부에서는 헬스케어를 진료와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헬스케어는 예방에 중점을 둔 건강관리 서비스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핀테크 기술을 적용한 금융 서비스와 전자상거래 역시 국제적인 서비스 산업으로 발전하기 좋은 분야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당면한 경제 침체를 저성장시대의 피할 수 없는 현상으로 받아들이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우리의 저력을 과소평가하는 패배주의다. 우리에게는 아직 ‘열두 척’보다 더 많은 것들이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주력 산업과 ICT가 있으며, 이것들을 결합해 혁신을 이루어낼 우수 인력이 있다. 미래를 어둡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어두운 미래가 온다. 그러나 밝은 미래를 믿는 사람에게는 밝은 미래가 온다. 밝은 미래를 믿는 사람에게는 흔들리지 않고 노력할 수 있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광형 객원논설위원·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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