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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음질 오디오] 오케스트라가 귀에 대고 연주하듯… MP3 음질의 30배

바람아님 2016. 2. 26. 16:54

(출처-조선비즈 2016.02.23 정철환기자)

[초고음질 오디오, MP3·CD보다 더 촘촘하게 소리 기록]

- 마치 TV의 해상도 진화처럼
MP3보다 데이터 수십배 많아… 최대한 원음과 비슷하게 구현
"입체감 있고 악기 간 구별 잘돼"

수백만원 하던 초고음질 장비… 보급형 20만원대 제품도 등장

일본 도쿄(東京) 아키하바라(秋葉原)의 한 전자제품 양판점.수년 전만 해도 애플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이 종류별로 

진열되어 있던 오디오 코너는 현재 'MQS' 'UHQ' 'HRA' 등 생소한 용어를 내건 휴대용 오디오들로 가득 찼다. 

소니 등 유명 업체 제품, 온쿄 같은 오디오 전문 업체의 기기, 우리나라 아이리버가 만든 제품 등 종류도 수십 가지다. 

매장 직원은 "이른바 '초고음질(超高音質) 오디오'로 불리는 제품들"이라며 "기존 MP3 플레이어나 스마트폰보다 

소리가 훨씬 섬세하고 자연스러워 머지않아 오디오 시장의 주력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음악의 대명사였던 MP3의 시대가 저물고 '초고음질 오디오'라는 신기술이 급부상하고 있다. 

초고음질을 뜻하는 '울트라 하이 퀄리티 (Ultra High Quality Sound·UHQ) 사운드', 음반 녹음 원본(原本) 수준인 

'마스터 퀄리티 사운드(Mastering Quality Sound·MQS)', 소리 품질이 높다는 의미의 

'고해상도 오디오(High Resolution Audio·HRA)' 등 이름은 다양하지만 사실상 같은 기술이다. 

최근 제품이 다양해지고 가격도 떨어지면서 대중화가 성큼 다가왔다.

MP3보다 20~30배 소리 정보 많아

초고음질 디지털 오디오로 음악을 들어본 사람들은 "소리에 입체감이 있다"  "악기 간의 구별이 더 잘되는 것 같다" 

"고음과 저음이 생생하게 들린다"는 표현을 많이 한다. 

기존 MP3와 비교해 음악이 훨씬 자연스럽다는 얘기다.

▲ /그래픽=김현국 기자


이는 초고음질 오디오가 MP3보다 훨씬 더 많은 소리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곡이라도 초고음질 디지털 오디오가 담는 소리의 정보량은 MP3의 20~30배에 달한다.

음질의 차이는 소리를 기록하는 데이터의 정밀도(精密度)에 따라 달라진다. 디지털 오디오는 아날로그 신호인 소리를 
수만분의 1초라는 지극히 짧은 시간 단위로 잘게 쪼개서 '0'과 '1'의 디지털 정보(비트)로 바꿔 저장한다.

디지털 오디오 기술의 표준(標準)이라고 할 수 있는 CD(콤팩트디스크) 오디오는 1초를 4만4100회(44.1㎑)의 짧은 구간으로 
나누고, 각 구간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16비트 데이터로 바꿔 저장한다. 이렇게 하면 5분짜리 음악이 약 40~60MB
(메가바이트) 크기의 컴퓨터 파일 한 개가 된다.

MP3는 이 용량을 5분의 1에서 10분의 1 정도로 대폭 압축하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 CD에 담긴 소리 데이터에서 상당량의 정보를 제거한다. 우선 사람의 귀로는 거의 들을 수 없는 초고음, 
초저음 영역의 소리 정보는 과감히 삭제한다. 소리를 저장하는 횟수도 1초당 4만여회 이하로 낮춘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TV의 고화질 영상이 선명도가 낮은 화면처럼 되는 것과 비슷하다"며 "원음(原音)의 섬세한 느낌이 
일부 사라져서 귀가 예민한 사람은 차이를 느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저장 용량을 줄이기 위해 음질을 희생한 것이다.

초고음질 오디오의 음질이 좋은 이유 외초고음질 오디오 기술의 원리는 MP3와 정반대로 가는 것이다. 
이 기술은 MP3는 물론이고, CD보다도 훨씬 촘촘하게 소리를 기록한다. 
예를 들어 MQS 방식은 1초를 19만2000회(192㎑) 구간으로 나누고, 
각 순간의 소리를 24비트 데이터로 바꿔 저장한다. 
CD보다 소리 간격이 4배 이상 촘촘해지고, 더 많은 데이터가 담기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원음에 훨씬 가까운 초고해상도(超高解像度)의 소리가 된다.

가격 하락으로 대중화 눈앞에

초고음질 음악 파일은 풍부한 소리 정보를 담은 만큼 파일 크기가 CD나 MP3보다 
훨씬 커진다. 5분짜리 음악 한 곡당 보통 200MB가 넘는다. MP3 파일 약 30곡 분량에 
해당하는 용량이다.

이런 초고음질 음악을 저장해 놓고 음악을 들으려면 MP3 플레이어보다 더 많은 메모리
(저장 공간)가 필요하다. 대용량 디지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오디오 
기기의 정보 처리 성능도 뛰어나야 한다.

최근까지만 해도 초고음질 오디오 기기의 가격은 200만~400만원, 음악 파일은 한 곡당 
2000원이 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데이터 저장용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급락하고, 
모바일 기기에 쓰이는 AP(응용 프로세서) 성능이 크게 발전하면서 오디오 장치의 
가격도 하락하는 추세다. 
100만원 이하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보급형의 경우 20만원대 제품도 등장했다. 
최근 출시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과 PC로도 초고음질 오디오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집에 있는 CD를 초고음질 파일로 만들어 주는 제품도 나왔다. 
CD를 초고음질 파일 형식으로 옮긴 것을 '무손실 오디오(Lossless Audio)'라고도 한다. 
MP3 는 CD의 소리 정보를 상당 부분 제거하지만 초고음질 파일은 그런 열화(劣化) 
현상이 없다는 뜻이다.

최근엔 1초를 38만4000회(384㎑)로 나누고 48비트로 기록해 재생하는 차세대 초고음질 
포맷(형식)도 확산되고 있다. 소리를 나누는 구간을 촘촘하게 하고 데이터를 기록하는 
단위(비트 수)를 높이면 그만큼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다.

TV의 화질이 아날로그 수준에서 표준화질(SD)을 거쳐 고화질(HD·풀HD), 초고화질(UHD)으로 진화해 가듯이 
음악을 기록하고 재생하는 기술도 점점 초고음질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