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9일 일본 자위대의 훈련기 TC-90 5대를 임차해 남중국해 순찰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필리핀과 일본 정부가 맺은 방위장비와 기술 이전에 관한 협정에 따른 것이다. TC-90은 행동반경이 필리핀 해군 소속 경계감시용 항공기의 2배 이상으로, 중국과 필리핀 등이 영유권을 다투고 있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대부분이 작전 영역에 포함된다. 일본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와도 방위장비 및 기술이전에 관한 협정을 추진 중이다.
다음 달에는 일본 자위대 잠수함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필리핀의 수비크만에 기항하는 등 일본과 필리핀 간 군사협력이 뚜렷이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베트남도 자국 항구에 일본 함정의 기항을 허용하기로 해 일본 자위대 함정의 남중국해 작전 반경이 넓어졌다.
특히 지난 1월 10일 일본 방위청이 소말리아 해적 소탕을 위해 파견한 일본 자위대 함정과 P-3C 대잠초계기가 귀환길에 기존의 싱가포르나 태국이 아니라 남중국해에 인접한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재급유를 받는다고 발표하자 중국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자위대의 남중국해 개입은 지난해 4월 17일 개정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에 일본 자위대의 전 세계적 활동을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예상돼 왔다. 미국이 가이드라인 개정을 추진한 이유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 최근 파라셀 군도 등에 미사일·레이더 등을 배치하는 등 군사요새화 의도를 드러내자 필리핀·베트남 등 주변국 및 일본·미국의 대응 강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보다 일본의 군사 활동 증가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양상이다. 미국의 전략정보 분석업체 스트랫포는 지난 1월 중국 국방당국이 미국의 남중국해 영해 12해리 진입 등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중국이 우려하는 적은 일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아시아 중시정책’을 선언하고 이 지역에 대한 ‘관여(engagement)’를 지속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역외 세력인 반면 아시아 국가인 일본이 재무장하고 주변국을 규합해 남중국해에 개입할 경우 대응이 더 어렵다는 것이다. 스트랫포 창립자인 저명한 안보전문가 조지 프리드먼은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드’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중국과 해상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협)에 참석 중인 청융화 주일 중국대사는 이날 일본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개입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 “중국을 포위하려는 것은 애초부터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며 “남중국해 긴장을 격화시키지 말라”고 경고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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