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 과정서 희생자 주장 받아들여야"
(제네바=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일본 지도자와 공직자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 문제를 깎아내리는 성명이나 언행으로 피해자들이 고통을 되살리지 않도록 이런 언행의 중단을 보장하라고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여성차별철폐위는 지난달 실시한 일본 정부에 대한 심의 결과를 담은 성명을 통해 "최근 일본 지도자와 공직자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을 둘러싸고 여러 언급을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철폐위는 또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했다는 지난해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발표는 희생자 중심의 접근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다면서 일본 정부는 이 합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희생자나 생존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진실·정의 그리고 희생자에 대한 배상을 보장하라고 주문했다.
철폐위는 일부 위안부 할머니들은 그들이 겪은 심각한 인권위반 행위에 대해 일본 정부로부터 명백하게 공식 책임을 인정하지 못한 채 숨졌고 일본 정부는 교과서에서 위안부 문제를 삭제했다면서 위안부 문제를 교과서에 포함하고 객관적 역사적 사실을많은 학생과 일반인이 알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치유를 위한 희생자들의 권리를 인정하고 이에 따른 공식적인 사과, 재활을 위한 서비스, 희생자의 만족 등을 포함한 완전하고 효과적인 배상과 보상을 제공하라고 촉구하면서 다음 심의 보고서에 희생자나 생존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어떤 조치들을 취했는지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철폐위는 특히 위안부 문제가 유엔 고문방지위 등 다양한 유엔 인권 메커니즘의 거듭된 권고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가 최근 한국 정부와 한일 위안부 합의를 했지만, 유엔의 여러 권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열린 여성차별철폐위 심의에서 일본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심의관이 15분간에 걸쳐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한일 양국 정부가 지난해 말 유엔 등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서로 비난·비판을 자제하기로 합의한 점을 고려해 일본 외무성은 지난 1월 중순까지도 유엔 위원회에서 상세한 답변을 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측근인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총리 보좌관이 "외무성이 사실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문제를 일으켜왔다"고 반발하면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양해를 얻어 방침 변경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외무성은 유엔에 사전제출한 답변서에 정부 조사에서는 군이나 관헌에 의한 강제연행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하고, 스기야마 심의관이 위원회에 출석해 '위안부 20만명', '성노예'는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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