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세계 경제의 성장 둔화와 금융 부문의 불확실성 때문에 점진적 금리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재닛 옐런 美 연준 의장의 뉴욕 연설 이후 시장은 올해 한 차례 정도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시점도 6월을 넘겨 9월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봤는데, 4일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준 총재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선물시장의 전망보다 일찍 단행될 수 있다"는 상반되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투자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로젠그렌은 한 발 더 나아가 "미국 경제가 대외 역풍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지고 있으며 해외 리스크들도 전반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2월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더 억누를 수 있는 해외문제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감안해 추가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입니다.
미국의 실제 실업률이 20%가 넘을 것이라는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의 주장도 있지만 어쨌든 공식적으로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완전고용에 가까운 5%입니다. 1, 2월의 4.9%에 비해 오르긴 했지만 경기가 좋아 그만큼 구직 활동자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미국의 경제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이들 구직 활동자들은 실업률만 높이는 게 아니라 실제 직업을 구하고 있으며 임금 역시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미국의 제조업 부문에서는 29,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지만 레저와 소매업을 중심으로 전체적으로는 215,000개의 일자리가 늘었습니다. 월가의 고액 연봉자들과 대기업 종사자들이 주로 혜택을 보긴 하지만 임금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 역시 미국 경제로 봤을 때 분명 바람직한 전환입니다.
옐런 의장의 입장에서는 연준의 저금리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는 시점에서 시장의 예상과는 반대로 (그녀가 볼 때는 그리 지속될 것 같지 않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좋은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정책을 원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실업률과 물가라는 같은 지표를 놓고 정반대의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주 옐런 의장의 연설 이전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 등이 내놓은 매파적 발언을 감안할 때 지역 연준 총재들의 공감대와 옐런 의장의 인식 간에는 다소 간극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세계 경제와 금융, 미국 경제의 성장과 관련한 연준 내 견해 차가 크다면 옐런 의장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 지 궁금합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 의사록이 공개되면 위원들의 보다 분명한 입장을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
최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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