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6.04.07 차학봉 산업1부장)
한국도 고령화로 인해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가 시작된다.
생산과 소비 주체인 청·장년층이 급감하며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
'인구 절벽' '소비 절벽'으로 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에서는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부동산 버블 붕괴와 20년 장기 불황을 촉발시킨 '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한국에서 전세금이 치솟는데도 과거와 달리 매매가격 정체 현상을 보이는 것은 일본 사례를 지켜봤기
한국에서 전세금이 치솟는데도 과거와 달리 매매가격 정체 현상을 보이는 것은 일본 사례를 지켜봤기
때문이다. 일본엔 20년 전 가격의 반 토막 난 부동산이 널려 있고 전체 주택의 13%가 넘는 820만
가구가 빈집이다. 일본처럼 고령화로 가격이 하락할 게 뻔한 주택을 사기보다는 전세나 월세로 버티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셈법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은 일본의 고령화 전철(前轍)을 밟을 것인가.
한국은 일본의 고령화 전철(前轍)을 밟을 것인가.
기자도 과거 고령화가 초래할 다양한 위기를 경고하는 글을 썼지만, 한국이 일본과 같은 길을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우선, 일본의 고령화 위기는 섬나라 특유의 폐쇄성과 정책 실패가 만들어낸 '특수 현상'일 수 있다.
고령화는 선진국 공통의 과제이지만, 일본처럼 부동산 가격이 장기 하락하고 내수가 끊임없이 쪼그라드는 장기 불황에
빠진 나라는 없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은 이민자 비율이 10%대로, 이민을 통해 젊은 노동력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반면 일본은 인구 감소 단계인데도 이민자 비율이 1%대에 불과하다.
섬나라이기 때문에 대륙 국가처럼 불법 이민을 통한 '인구 보충'도 불가능했다.
'이민족'과 함께 살기보다는 인구 감소를 감내하겠다는 유일한 나라가 일본이다.
그런 폐쇄성이 고령화 위기를 심화시켰다.
2008년 미국, 아일랜드 등이 부동산 가격 폭락과 함께 금융위기에 빠지자 일본식 장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2008년 미국, 아일랜드 등이 부동산 가격 폭락과 함께 금융위기에 빠지자 일본식 장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2012년 당시 니시무라 기요히코(西村淸彦) 일본은행 부총재는
"미국도 일본처럼 생산가능인구 감소라는 인구 구조학적 변화와 버블 붕괴가 겹쳤기 때문에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아일랜드 등은 구조조정을 통해 경기가 회복됐고 부동산 가격도 치솟았다.
이는 일본의 장기 침체가 인구 변화에 따른 필연적 산물이 아니라 정책 실패 때문이라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고령화 위기론은 관광객이 급증하고 인적 교류가 활발한 글로벌 시대에는 수정이 필요한 이론이다.
특히 고령화 위기론은 관광객이 급증하고 인적 교류가 활발한 글로벌 시대에는 수정이 필요한 이론이다.
일본 오사카 쇼핑거리의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 40% 이상 급등했다.
한적하던 홋카이도의 산골마을 집값도 뜀박질했다.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버블기처럼 춤추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내수 위축을 외국 관광객이 어느 정도 보완하는 역할을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통일이라는 변수가 있다. 통일은 인구 폭발이자 내수 폭발이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통일이라는 변수가 있다. 통일은 인구 폭발이자 내수 폭발이다.
통일이 고령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하겠지만 상당한 시간적 여유를 줄 것이다.
독일은 통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내수 시장이 커지는 등 특수를 누렸다.
고령화는 경각심을 갖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극복 불가능한 위기로 과장하는 것은 일종의 사이비 종말론이다.
일본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는다면 고령화의 위기는 극복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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