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 공세를 만리장성에 빗대어 비판하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30일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와 외신에 따르면 카터 장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 주 아나폴리스의 미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남중국해상에서 중국이 유례없는 군사적 확장조치를 계속함으로써 스스로 고립되는 만리장성을 쌓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터 장관은 이어 "미국의 동맹국과 비동맹국, 파트너국가 등 지역 국가들이 모두 이에 대해 공개 또는 비공개적으로 높은 수준의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남중국해상에서 중국의 행동은 미국이 어렵게 만들어놓은 국제시스템과 국제준칙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F-35 스텔스기, P-8 정찰기, 잠수정, 첨단기술의 신형 구축함을 모두 태평양에 투입했다"며 앞으로도 남중국해에 첨단무기를 지속해서 배치할 것임을 시사했다.
카터 장관은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서도 "인터넷의 정신을 침해한다", "미국 기업의 저작권을 함부로 훔쳐가고 있다"는 등의 표현으로 강하게 비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축사에서 중국이란 단어를 총 22번이나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 장관의 발언에 중국 정부는 '냉전적 사유의 산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카터 장관의 발언에 대해 "전형적인 미국식 사고방식과 미국식 패권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일부 인사는 몸이 21세기에 있으면서 머리는 여전히 냉전 시대에 머물면서 이야기와 뉴스를 조작해 세계 각지에 적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화 대변인은 "그들의 창끝이 아시아 태평양을 향하는 목적은 카터 장관의 말처럼 대규모 첨단무기를 아태 지역에 배치하려는 것"이라며 "냉전적 사유를 고수하는 것은 출구도 없고 그 어떤 효과도 가져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중국은 이에 대해 아무런 흥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미군 인사가 대본을 쓰고 연출하는 할리우드 대작영화에 출연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위협하고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중국은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드시 결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중미 양국은 협력하면 다 이익이 되지만 싸우면 모두가 다치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이 중국과 대화와 소통,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안정을 촉진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 중국군 인사도 환구시보에 "카터 장관이 말하는 준칙은 미국이 마음대로 최신 군함과 전투기를 파견할 수 있는 준칙"이라며 이는 '군사적 위협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 인사는 "중국은 미국의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항미원조 전쟁(抗美援朝戰爭·6·25 전쟁의 중국식 명칭) 때도 두려워하지 않았는데 오늘날 더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행동은 자유의 깃발을 내걸고 남의 자유를 강압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며 "역외국가는 긴장을 부채질하고 다른 나라 사이를 이간질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과 미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중국은 이 문제를 둘러싸고 동남아시아 이해 당사국들과 갈등을 벌이는 가운데 인공섬 건설, 각종 첨단무기 배치 등을 통해 영유권 강화 행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이에 항행의 자유를 수호한다며 항공모함, 전투기 등 첨단무기를 동원한 순찰 등으로 중국을 강하게 견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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