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출국 전환 추세 가속화
석유 정제력 10년새 2배로
수요증가세는 갈수록 둔화
과잉 생산물 해외판매 나서
국내엔 또 하나의 中리스크
수출전략 재정립 대책 부심
국내 석유업계가 중국발 석유제품 수출 공세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석유제품의 주요 수출 대상이었던 중국이 단기간 동안 석유 정제능력을 키운 뒤 자국에서 소비하지 못한 과잉 생산물을 아시아 등 해외에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간 저유가로 인해 최근 반짝 호황을 누렸던 국내 정유회사들은 중국의 석유제품 순수출국 전환 추세 강화로 인해 수출 전략을 다시 짜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석유 정제능력은 2005년 1일 716만 5000 배럴에서 2014년 1일 1409만 8000 배럴로 10년 동안 약 2배 확대됐다. 같은 기간(1일 259만 8000 배럴(2005년)→ 1일 288만 7000 배럴(2014년)) 큰 변동이 없었던 우리나라 정유업계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반면 석유 수요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는 상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 경유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5.6% 줄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중국 석유제품의 공급 과잉과 재고의 수출 전환 흐름은 지속해서 이뤄질 전망”이라며 “특히 지난해부터 티폿(teapot·소규모 민간 정유사)에 수출 업무를 허용하면서 중국 석유제품 수출이 더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 주요 수출 석유제품은 경유다. 자국의 휘발유 수요 충족을 위해 제품 정제량을 늘리다 보니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지 않은 경유 재고량이 많이 증가했는데 이를 수출로 전환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평균 1일 8만 배럴이었던 중국의 경유 수출량은 지난해 하반기 평균 1일 21만 배럴로 늘었다.
지난해 중국은 우리나라, 싱가포르, 인도 등에 이어 아시아 지역 4위의 경유 수출국으로 순식간에 올라섰고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은 우리나라 석유제품 수출 상대국 1위 국가였지만 최근 2년간(2014·2015년) 2위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국내 정유업계는 대중 수출 비중 감소, 중국의 경유 수출 확대 등 중국발 위기를 동시에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당장 아시아 지역 정유회사 경유 마진은 2015년 배럴당 16달러에서 올해 1월 배럴당 10달러 안팎으로 줄었다.
산업연구원(KIET) 관계자는 “석유제품 부족국가인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설비 폐쇄로 공급부족이 예상되는 유럽, 호주 등을 우선 공략하고 고도화설비 확충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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