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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 "과거 깊은 반성"..가해 언급 안한 아베와 대비

바람아님 2016. 8. 16. 01:15
일왕 "과거 깊은 반성"..가해 언급 안한 아베와 대비 

뉴스1 2016.08.15. 15:20 

종전 71주년 전몰추도 행사 참석

아키히토 일왕이 15일(현지시간) 종전 71주년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해 '깊은 반성'을 언급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도쿄 지요다구 부도칸에서 열린 행사 추도사에서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과 함께 전쟁의 참화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지지통신은 일왕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깊은 반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반면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추도식 연설에서 전쟁의 참화를 결코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 일본의 가해 사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아키히토 일왕 부부가 15일 도쿄 지요다구 부도칸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종전(패전) 71주년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했다. ©AFP=뉴스1
아키히토 일왕 부부가 15일 도쿄 지요다구 부도칸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종전(패전) 71주년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했다. ©AFP=뉴스1

아키히토 일왕이 지난 8일 생전 퇴위 의사를 밝힌 이후 공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정부 관계자와 유족 등 7000여명이 참석해 1분간 묵념하고 당시 희생된 310만명에 애도를 표했다.


특히 유족이 고령화되는 가운데 전사자 아내 참석자는 7명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이었다.



<르포> 참배행렬 이어진 야스쿠니..공허한 평화 주장 되풀이

연합뉴스 2016.08.15. 10:49

한국 역사문제엔 '모르쇠'… '日 침략국 아니다' 현수막

신사측, 2019년 150주년 앞두고 대대적 기념사업 알려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인 15일 일본 도쿄(東京) 야스쿠니(靖國)신사에는 이른 아침부터 참배행렬이 이어졌다.

다소 흐린 날씨를 보인 이날 도쿄 지하철 구단시타(九段下)역에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로 가는 길목은 이미 사람들로 메워지기 시작했다.

오전 6∼7시께는 출근길에 또는 회사에 나가기 전에 야스쿠니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신사 쪽으로 들어가기 전과 나올 때 깊게 머리를 숙였다.

운동복 차림의 사람이나 검은색 옷을 입은 유족들의 모습도 적지 않았고 일장기나 욱일기를 들고 군복, 제복을 입은 이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회사에서 매년 8월 15일이면 동료와 가족이 함께 모여 이곳을 찾는다는 한 여성은 "나라를 위해 애쓴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나타내기 위해 단체로 참배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60대의 한 남성은 "세계 평화와 그 실현을 기원하기 위해 찾았다"며 "신사의 본래 역할은 이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 문제라든가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반발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각각의 생각이 마음속에 있는 것이겠지만 나는 평화를 빌러 왔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조부가 전쟁에 참전했다며 군복을 입은 당시 조부 사진을 들고 방문한 가토 아키히로(加藤章廣·31)씨는 "할아버지 친구도 이곳에 합사돼 있어 할아버지를 사진으로나마 이곳에 한 번 모시고 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토씨는 "야스쿠니신사를 둘러싼 문제도 알고 있지만 일본뿐 아니라 한국, 세계 여러 나라 분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합사자 중에는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포함된 한국 출신도 포함돼 있다고 말하자 그는 몇 초간 침묵하다가 "어려운 문제"라고만 답했다.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전국지방의원의 모임 일을 돕고자 나왔다는 한 여성도 참배가 "소중한 목숨을 바친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것"이라며 "그 이외의 문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야스쿠니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6천여명이 합사돼 있다.


일본은 1946년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서 A급 전범으로 분류된 이들 중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사형수 7명과 옥중 병사자 7명을 '쇼와 순난자'(昭和殉難者)로 추어올리며 1978년 10월 야스쿠니신사에 몰래 합사했다.

기자와 만난 참배객들은 주로 평화를 기원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서라고 방문 이유를 답했지만, 누구를 위한 평화의 염원이며 그 감사는 과연 정당한 것인지 공허할 뿐이었다.


히로시마(廣島) 원폭 피해자 유족이라고 밝힌 우에마쓰 히데쿠니(上松英邦·62)씨 역시 한일 역사문제에 대해 "어려운 문제"라고 답한 뒤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평행선 같아서 만나는 부분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야스쿠니신사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신사의 이름에 대해 "조국을 평안하게 한다, 평화로운 국가를 건설한다는 염원이 담겨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매년 춘계와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나 8·15 때면 되풀이되는 일본 현직 각료나 의원들의 방문은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반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언제나 주변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날 찾은 야스쿠니신사는 2019년 창립 150주년을 맞는다는 사실을 현수막 등을 통해 알리고 있었다.

홈페이지에선 올해 1월부터 3개 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친다고 소개했다.


혼덴(本殿·본전), 하이덴(排殿·배전·신사에 참배하기 위해 본전 앞에 지은 건물), 합사자 명부인 레지보(靈璽簿) 봉안전 관련 공사와 휴게소 설치, 가이엔(外苑·바깥 정원) 정비공사가 그것이다.

신사 측은 "산화된 영령의 뜻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이야말로 전후를 사는 우리의 책무"라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기념사업 총경비는 2019년 말까지 신사 출연금과 모금 목표액 각 10억엔씩 총 20억엔(약 217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곳에 150주년 기념사업으로 계속 사람들을 오게 하고 지원을 받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특공대의 자살 공격에 사용되기도 한 '영식함상전투기'(零式艦上戰鬪機, 일명 제로센<ゼロ戰, 零戰>)가 있는 전쟁박물관 유슈칸(遊就館)은 이날 오전 9시 문이 열리자마자 사람들이 몰렸다.


신사 주변에는 '일본은 침략·범죄국가가 아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주변에 있던 이시다 가즈히사(石田和久·36) 씨는 자신이 걸어둔 현수막이라며 "내 생각에는 일본이 침략·범죄국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이상하다"며 "한국은 반일 국가이기 때문에 국교를 단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매년 되풀이되는 8·15의 변하지 않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