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國際·東北亞

[월드 이슈] 더 틀어지는 미·러 .. 신냉전시대 맞나

바람아님 2016. 10. 13. 23:42
세계일보 2016.10.13. 19:14 

시리아 사태·해킹 의혹 등 공방 / 
유럽 MD 구축 놓고 연일 신경전 / 
관계 진전·악화 거듭하며 견제 / 
과거 대립과 다른 '새로운 냉전'
시리아 사태 등을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꼭두각시 정권의 뒤를 봐주며 인권을 짓밟는 추악한 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의 기자회견에서는 “민주당 컴퓨터를 해킹하는 등 러시아가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 개입한 것에 대해 상응하는 수준의 대응을 할 것”이라며 “(사이버 공격과 관련해) 미국 정부는 다른 국가를 공격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좌)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는 시리아 공습과 관련한 서방의 협박과 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반러시아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의 해킹 의혹에 대해 “미 대선후보들이 다음달 투표를 앞두고 러시아를 이용해 지지기반을 다지려 한다”고 반박했다.
시리아 반군 지역 무차별 폭격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의 공습을 받은 시리아 자마이카의 반군 지역에서 12일(현지시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틀간 이어진 무차별 폭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66명 이상이 사망했다.
자마이카=AFP연합뉴스

러시아는 최근 지중해와 발트해 연안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군함과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군사력을 증강했다. 핵탄두를 실은 미사일 실험도 3번이나 단행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받아들인 것에 대해 “MD는 방어 시스템이 아니라 전략적 핵전력의 일부”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불량국가’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유럽에 MD 시스템을 구축했다.

강대국이 끊임없이 군비 경쟁을 벌이는 데다 남중국해 갈등,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 각 지역에 미·중·러 3대 강국의 대리전 성격을 띤 갈등이 중첩되면서 3차 대전의 불씨가 촉발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내년에 실시할 중국과의 미사일 연합 훈련 계획에 대해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의 지지를 바탕으로 아태 지역에 방공시스템을 강화한 데 따른 대응”이라고 밝혔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과거 냉전 당시의 극한 대립 양상과 달리 진전과 악화를 거듭하며 상대를 견제하는 새로운 형태의 냉전을 맞고 있다”며 “발트해 연안 공화국과 남중국해, 한국, 우크라이나, 중동 등 양국의 세력권에 있는 지역 갈등을 토대로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또 “21세기는 전쟁, 내전, 테러 등 각 지역의 갈등이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어 초강대국 간 직접 대결로 보이지 않지만, 미국이 예멘 정부군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지원하며 중동에서 전쟁을 벌이는 등 대리전이 산재해 있다”며 “호주 경제평화연구소(IEP)가 발표하는 ‘세계평화지수’만 봐도 세계는 이미 전쟁 중”이라고 지적했다.


IEP에 따르면 이 연구소가 평화지수를 매기는 163개국 중 전쟁 갈등이 없는 ‘매우 평화로운 나라’는 아이슬란드, 덴마크,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등 11개국에 불과했다. 나머지 나라에서는 대규모 인명 살상이 일어날 갈등이 쌓여 있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시리아에서는 지난 2일간 러시아군 전투기가 알레포 일대에 무차별 폭격을 하며 어린이를 포함한 66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