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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보호주의 확산..세계 무역환경 악화 불가피

바람아님 2016. 11. 6. 23:51
세계일보 2016.11.06 16:03

美대선 결과 클린턴이든 트럼프든 무역질서 재편 예고韓 수출에 적지 않은 타격..국내경제 체질 강화해야
최근들어 반 세계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보호주의 무역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통상정책이 공격적으로 변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이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무역질서가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클린턴과 트럼프 등 두 후보의 공약에서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보호주의 무역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가 실업률 하락 등 거시지표가 좋아지고 있기만 하지만 중하위층 노동자들의 실질임금 정체 등 불만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미국 통상정책이 공격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어 대미 수출을 포함한 우리나라 수출전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 산업硏 "韓 경제에 위기와 기회 함께 찾아올 것“

산업연구원은 6일 발표한 '미국 대선 이후 경제정책의 변화와 영향' 보고서에서 국무장관 시절 자유무역주의 기조를 고수했던 클린턴조차도 이번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서며 조건부 자유무역주의로 입장을 선회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나아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철수와 고율의 관세 부과 등 극단적인 수준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대선 이후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펼치게 될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며 트럼프가 집권하면 미국 통상정책이 공격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어 대미 수출을 포함한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수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미국에서는 수입규제 강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조사 결과, 미국의 반덤핑 조사 개시 건수는 지난해 42건으로 전년보다 23건 늘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 대한 조사 개시 건수는 17건으로 중국 다음으로 많았다.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세계적인 교역 감소는 4분의 1이 보호무역주의 흐름에서 비롯됐고 나머지는 경기 부진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선캠프는 지난 9월 내놓은 '트럼프 경제계획안: 통상·에너지·규제개혁'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실패한 협정"으로 규정하며 이로 인해 미국의 일자리가 대거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산업연구원은 "누가 당선되건 간에 미국 내 공정무역에 관한 요구가 거세짐에 따라 한·미 간 통상 현안은 개별 사안별로 미국 국내산업과 시장 보호와 한국에 대한 시장개방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라며 "당장에 한·미 FTA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TPP 협상 재검토와 연계해 서비스산업의 조기 개방 등의 요구가 증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 ‘반(反)세계화’ …대외의존도 높은 韓한 경제에 큰 충격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수석연구위원과 정성태 책임연구원은 '반세계화 시대의 세계화'라는 보고서에 선진국의 반(反)세계화 움직임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며 한국경제의 체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의 반세계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높은 실업률 등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의 분노로 촉발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최근 반세계화는 일시적 흐름이 아니라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우리 경제와 기업활동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기업활동에 새로운 형태의 규제와 리스크(위험)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서비스산업을 중심으로 내수부문을 확충함으로써 중국의 성장 둔화와 같은 외부변수 악화에 경제가 흔들리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KDI "수출부진에 내수도 둔화“

이같이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 1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 증가세도 둔화하면서 경기 회복세가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KDI는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증가세가 축소되면서 경기 전반이 점차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며 “10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101.7)과 유사한 101.9를 기록했지만 앞으로 대내 불확실성이 커지며 비교적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설비투자도 당분간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9월 71.4%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10월 수출은 3.2% 줄어 전월(-5.9%)에 이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송광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