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다 바꾸는 4차 산업혁명=1일 KDI가 주최한 ‘2016 글로벌 산업경제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필요성과 전 세계적인 동향에 대해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알리스테어 놀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임정책분석관은 “4차 산업혁명은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과 유통과정을 변화시켜 생산성, 기술, 소득분배, 복지 및 환경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외르크 오네무스 유럽경제연구센터 정보통신기술부 부소장은 “제4차 산업혁명은 사물, 제조공정, 공급망, 서비스, 인간의 연결 및 디지털화를 의미한다”며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결합과 함께 생산공정이 유연해지고 개인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원 절약, 효율적인 생산, 소비자 욕구를 적기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기회이지만 새로운 공급구조가 형성되고 데이터 보안 및 표준화 등의 필요성 등에서는 전통산업에 도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럼에서는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준비에 대한 쓴소리가 이어졌다. 장동훈 인도 IIIT델리대 교수는 “한국 제조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상실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내수시장에서도 저가의 외국제품과의 경쟁으로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기장 포스코ICT 상무는 “철강·정유 등 전통 제조업체에서는 숙련공의 고령화 및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인간 같은 시스템을 가진 스마트 공장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경개선이 중요···규제부터 풀어라=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금융그룹 UBS가 발표한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적응도는 전 세계에서 25위 수준이다. 일본은 12위, 대만이 16위였는데 이보다 낮은 것이다. 한국은 5개 평가요소 가운데 적합한 교육 시스템과 사회간접자본 등에서 19위와 20위를 차지했다.
특히 노동시장 유연성은 83위였다. UBS는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잘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유연성이 높고 사회적 시스템이 잘 돼 있어 불필요한 규제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KDI 포럼에서도 과도한 규제가 도마에 올랐다. 서중해 KDI 선임연구원은 “과도한 규제가 신산업의 저해 요인”이라며 “서비스 규제 완화와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4차 산업혁명을 망치는 5적(五賊)으로 규제와 함께 △근시안적인 연구개발(R&D) 정책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조업 △취약한 벤처·스타트업 환경 △취약한 디지털 인프라 등을 꼽았다. 서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신산업혁명에 대한 준비성은 5가지 측면에서 미국·독일·일본·중국에 크게 뒤져 있다”며 “정부가 대책을 마련할 때 초점을 맞춰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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