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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3∼14일 금리인상 확실.. 15일 한은의 선택은

바람아님 2016. 12. 11. 23:41
국민일보 2016.12.11 19:09

탄핵 정국에 미국발 금리 인상 움직임까지 겹치며 통화 당국인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정 리더십 붕괴로 경기 위축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를 통해 부양책을 써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13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로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리조절 딜레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5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 수준인 연 1.25%에서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 직전인 이날 새벽 미국발 금리 인상 조처가 발표될 게 확실시된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3∼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현 0.25∼0.50%인 정책금리를 1년 만에 올릴 가능성이 높다. 미 선물시장에선 금리 인상 가능성을 97.2%까지 내다본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선진국 돈줄죄기의 신호탄이다. 당장 내년도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이 기존 2회에서 3회로 늘어날 것이란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조사가 있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내년 4월부터 월별 자산매입 규모를 기존 800억 유로에서 600억 유로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4분기 한국의 생산 및 소비 지표가 추락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대통령 탄핵으로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그렇다면 한은이 선제적 금리 인하를 통해 단기간의 경기진작 효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지적하지만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증가세와 좁혀지는 내외 금리차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가 엄연한 상황이다. 한은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원인이다.


주식·외환시장은 대통령 탄핵 이후 12일 첫 개장을 맞는다. 금융투자업계는 탄핵 가결로 최악의 경우는 넘겼다는 분위기다.

실제 10일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5.5원 상승한 1168.8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 강세 영향에 소폭 올랐을 뿐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니었다. 이날 한국의 대외 신인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42.5bp(1bp=0.01% 포인트)로 전날과 같았다.


주식시장도 큰 변동성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다음주 코스피 밴드를 2000∼2050포인트로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 김용구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도 불확실성 해소라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나성원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