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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FOCUS] 하늘에서..바다에서..화약고 된 韓·中·日 군비경쟁

바람아님 2017. 1. 13. 23:22
매일경제 2017.01.13 16:12

중국과 일본이 동중국해의 섬(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을 두고 벌이던 무력시위가 한·중·일 3국을 무대로 확대되고 있다. 동북아시아에는 미국의 공군 군사거점(오키나와 미군기지)과 해군 군사거점(요코스카 미군기지)도 있어 세계적 군사 강국이 어깨를 겨루고 있는 화약고로 통한다. 중국의 폭격기 편대가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을 드나들고 랴오닝함 전단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휘젓고 다니는 등 동북아시아의 하늘과 바다에서 중국군의 존재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이에 맞서 스텔스전투기, 이지스구축함, 잠수함 등 고가의 첨단 장비로 무장해 '양보다 질'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 전략은 일단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이 자유롭게 중국 근해에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막아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11년 미 7함대 소속 핵추진항모인 조지워싱턴함이 서해에서 훈련을 하자 중국 당국은 예상을 넘어 극력 반발했다. 중국 입장에서 서해(황해)는 베이징과 상하이가 미국의 무력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상황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미사일기지와 전력, 해군의 배치와 이동 등 중국군의 핵심 전력이 항모전단 소속 정보수집기에 속속들이 다 포착되고 잠수함과 구축함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수 분 만에 중국 주요 시설을 타격한다.중국이 아직은 미성숙한 해군력 대신 공군력으로 미 항공모함 전단을 대적하려는 움직임은 최근 이어도 상공에 출몰한 '훙(轟)-6 폭격기'의 무장에서 알 수 있다. 초음속 대함미사일 '잉지(鷹擊)-12'를 탑재하면 수백 ㎞ 밖에서 미국의 항공모함을 무력화할 수 있다.


일본 항공자위대는 미국으로부터 최신 전투기를 지속적으로 도입해 톱 클래스의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항공자위대는 주력 전투기인 F-15D/J 210여 대를 비롯해 자체 제작한 F-2 90여 대 등 전투임무기를 보유하고 지난해 F-35 스텔스기 4대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우리나라도 F-35 스텔스기를 내년부터 도입한다. 그러나 중국도 제공권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태세다. 자체 개발한 스텔스기 '젠(殲)-20' 100대를 2018년 실전 배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스텔스기를 실제로 운용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뿐이고 중국 J-20 스텔스기의 성능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군사력을 뽐내고 싶어하는 상징은 항공모함 랴오닝함이다. 중국의 군사굴기를 보여주는 랴오닝함은 서태평양으로 군사 활동영역을 넓히려는 중국의 열망을 담고 있다. 랴오닝함은 중국이 군사전략상 설정해둔 '제1 열도선'(오키나와~대만~필리핀 연결선)을 넘어서 서태평양 한가운데까지 활동 폭을 넓혀갈 전망이다.


그러나 랴오닝함은 중국군의 약점인 기술 열세를 보여준다. 일본 군사평론가 고사카 데쓰로는 "랴오닝함이 점프대 방식으로 함재기를 이함하는 것은 전투기 폭탄 탑재량에 제약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함재기 무게를 줄여야 짧은 갑판에서 날아오를 수 있기 때문에 미사일과 폭탄 탑재량이 줄어들고 이는 전투력 약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랴오닝함의 실제 작전능력은 랴오닝함과 함께 움직이는 호위 함대, 즉 구축함들과 잠수함들로 판가름 난다.


중국의 항모전단이 맞상대할 미 태평양함대의 공격력과 방어력은 이들을 훨씬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이 동북아를 무대로 사용할 전략 무기로는 '항모 킬러'로 알려진 '둥펑(東風)-21 미사일'이 있다. 중국은 일찍부터 러시아의 기술 협력을 받아 미사일 전력을 육성해 왔다. DF-21은 사거리가 2000~3000㎞로 알려졌다. 중국 동북지방에 배치된 DF-21은 한국과 일본이 사거리 안에 들어가고 대함탄도미사일(ASBM)은 미 해군 항공모함이 접근하면 막는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군사력은 해군의 전력 우위가 두드러진다. 섬나라라는 특성상 해군이 당연히 강조된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경(輕)항모로 분류되는 헬기 항모 2척, 순양함 2척, 구축함 34척 등을 보유해 중국의 해군력을 능가한다.


일본은 특히 고성능 잠수함을 자체 건조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이 있고 대(對)잠수함전 능력도 세계 수준급이다. 일본은 P-3C 대잠초계기와 자체 제작한 P-1 대잠초계기 80대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의 군사전략은 전수(專守) 방위에서 동적(動的) 방위로 바뀌고 있다. 2차 대전 이후 제정된 평화헌법에 따라 방어를 목적으로 하는 군사력만 허락됐으나 중국의 부상에 따라 수세적 방어에서 공세적 방어로 옮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가 회장으로 있는 세계평화연구소는 한발 더 나아가 정부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인 방위비를 1.2%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군이 동북아에서 잠재적 위협에 대해 억제력을 가질 수 있는 군사력은 공군 전투기와 잠수함, 탄도미사일 전력으로 평가된다. 우리 공군이 보유한 전력은 일본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두 나라 모두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다는 데서 기인하는 유사점이다. F-35 스텔스기는 상대 국가의 방공망을 뚫고 은밀하게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억제력이 된다. 그러나 스텔스기를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 중이라는 소식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창와 방패의 경쟁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군이 보유한 탄도미사일도 잠재적 위협에 대비한 전력으로 평가된다. 현재는 한미 미사일 지침에 따라 사거리가 800㎞로 제한된다. 사거리가 늘어난 현무 2C 미사일은 올해 실전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사거리를 추가로 200㎞ 정도 늘리는 것은 유사시 충분히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국방 예산에 제약이 있는 만큼 백화점식 전력 증강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 군사전문가는 "북한뿐 아니라 주변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장거리 공격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라며 "은밀하게 적의 주요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상대국에 분명히 인지시켜야 전쟁이 억제된다"고 지적했다.


[안두원 기자 / 박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