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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에서] 위안貨 崛起의 예고된 실패

바람아님 2017. 5. 9. 08:00

(조선일보 2017.05.09 방현철 경제부 차장)


방현철 경제부 차장작년 10월 중국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이 인정하는 글로벌 준비 통화 중 하나로 공식 인정받았다. 

위안화는 당시 미국 달러, 유로,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와 더불어 IMF의 SDR(특별인출권)을 구성하는 

통화의 하나로 포함되면서 이들 통화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저우샤오촨 중국인민은행장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3월 "IMF의 SDR을 달러를 대체하는 

기축통화로 활용하자"고 외치면서 시작된 '위안화 굴기(崛起)' 여정의 1차 목표가 달성된 것이다. 

중국은 위안화를 SDR에 포함시키는 1차 관문을 통과하고, 점차 국제적 위상을 키워 세계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이었던 천위루 런민대 총장은 

2013년 "30년 안에 위안화가 중요한 기축통화로 달러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 주장했다.


그런데 7개월 넘게 지난 지금 그 성적표가 초라하다. 중국 무역결제에서 위안화 비중은 올 1분기(1~3월) 14%다. 

중국 정부가 기업들 팔을 비틀어 2011년 6% 대에 머물렀던 위안화 무역 결제 비중을 2015년 27%까지 끌어올렸지만 

다시 추락했다. 글로벌 결제 시장에서 위안화가 사용되는 비중도 2015년 2.8%에서 올 3월 1.8%로 낮아졌다. 

위안화의 글로벌 결제 시장 순위는 2015년 일본 엔화를 제치고 4위까지 올랐지만 이제 미 달러, 유로,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캐나다 달러에 이어 6위로 떨어졌다.


중국 위안화는 왜 목표했던 언덕(IMF의 SDR 편입)엔 올랐지만 달러를 대신하는 기축통화가 되기 위한 

날개는 펴지 못하는 걸까. 

위안화가 국제적으로 인정 받으려면 적어도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우선 현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해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누구나 달러 대신 위안화를 쓰겠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환율 통제를 푼다며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렸다. 

중국으로서야 수출 기업을 살리기 위해 그랬다지만 외국 투자자와 기업들엔 못 믿을 외환 당국이란 인상을 줬다. 

둘째, 위안화 사용이 편해야 한다. 

외국인이 위안화를 갖고 있어본들 중국의 주식·채권시장의 빗장이 아직 높아 쓸모가 없다. 

그래서 중국 정부가 뒤에 있는 중국 기업들이 요구해 억지 춘향으로 위안화를 받는 외국 기업이 적지 않다. 

셋째, 중국과 무역을 확대했다가 보복당할 위험이 없어야 한다. 

중국은 최근 한국의 사드 배치를 두고 겉으론 아닌 척하면서 뒤로는 보복하는 치졸한 행태를 보였다. 

전 세계 국가들이 이런 중국을 보면서 위안화 사용 위험성을 새삼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