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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실험과 제재로 뜨거워질 여름

바람아님 2017. 5. 29. 21:37
[중앙선데이] 입력 2017.05.28 00:02

대륙간탄도탄 시험발사 강행 트럼프의 무력 대응 위협 무시
강력한 경제제재 실행되기 전에 핵 공격 능력 갖추겠다는 의도


에버라드 칼럼
북한이 핵탄두를 미국까지 날릴 수 있는 완벽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위한 최후의 질주를 시작했다. 이는 “햇볕정책과 대북포용정책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는 문재인 신임 대통령의 4월 23일 발표를 무시하는 것이다. 평양은 문 대통령의 발표를 흥미롭게 읽었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좋은 시기에도 경제적인 고통을 받고 있는 북한에게 햇볕정책의 가능성은 매력적이다. 그렇지만 이 같은 기회는 이달 14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로 사장됐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 그는 시험발사를 비난하고 기존 발표가 평양이 태도를 전환할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 간의 대화 가능성도 작아졌다. 이달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적절한 상황에서 김정은과 만날 수 있다”고 공언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은 13일 “조건이 충족되면 미국과의 대화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양쪽 모두 적절한 조건 하에서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상대방의 조건을 맞출 준비는 하지 않았다. 양국 정부의 공식 대화는 짧은 시간 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4일의 화성 12호 미사일 시험발사는 단순한 도발이 아니라 북한으로서 한 발짝 진전하기 위한 주요한 기술적인 절차였다. 전문가들은 ICBM 발사라고 보긴 어렵다고 해석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계선을 건드리기는 했지만 아직 넘어서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도발은 한계선에 가장 근접한 것이다. 이번 테스트로 는 북한은 ICBM이 대기권에 재돌입할 때 진로를 유지할 유도기술과 고열을 견딜 보호막 기술을 확보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획득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했던 기술이다. 이번 발사를 감독한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지난 19일 평양에서 영웅으로 환영받고, 노동신문 1면에 축하 행렬의 사진이 실린 것은 당연한 결과다.
 
몇몇 전문가들은 시험발사가 미국과 한국의 새 정부를 테스트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19일 평소와는 다른 명쾌한 태도로 이를 부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우리의 새 로켓 발사가 새 정부에 대한 테스트라고 하는 것은 무지와 몰이해에 기반한 터무니없는 말이다 - 자기방어 가능성을 강화하려는 수단은 멈추거나 늦출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언급했다.
 
잠시 동안 미국의 군사적 압력으로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멈출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화성 12호 시험발사로 이런 가능성은 사라졌다. 미국은 물론 어떤 나라도 발사대에 놓인 북극성2 미사일을 파괴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이 미사일은 몇 분이면 세워서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인공위성으로 추적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비행 시간이 수십 분에 달하는 순항미사일로 타격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대조적으로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화성 12호는 지정된 발사장소에서 연료를 주입하는 데 몇 시간씩 걸린다. 미사일 주변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차량을 인공위성으로 확인할 수 있고, 발사 전에 타격할 시간도 충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부터 북한의 ICBM 발사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는 발사대에 놓인 ICBM 모양의 로켓을 확인하고도 한반도의 주변에 배치된 칼빈슨 항공모함 전대에 공격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블러핑이 먹히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이에 앞선 4월 27일에는 해리스 제독은 미국의 목표는 정권 교체가 아니라 김정은이 정신을 차리게 하는 것이라는 성명도 냈다. 한반도의 혼란을 원치 않는 중국을 안심시켰을지는 몰라도 평양에서는 미국이 힘을 통한 해결을 자발적으로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북한이 5월 21일 또다른 미사일을 발사하기로 결정했을 때 방해받을 위험이 거의 없다고 확신했을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국제 사회의 반발이 있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 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북한이 전에도 겪어 본 이 정도의 역경에 흔들릴 턱이 없다.
 
북한은 연이은 성공으로 의기양양해졌고 핵무기 체계를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을 굳혔다. 그리고 재빨리 행동에 옮길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안다. 북한은 고립을 두려워하지 않고, 아직은 대화에도 흥미가 없다. 그러나 대북 제재가 강화되고, 경제가 무너지고, 그 결과 누적된 대중의 불만이 정권을 위협할 가능성을 여전히 마주하고 있다. 중국으로의 석탄 수출 제한은 이미 악영향을 주고 있고, 무기 개발의 부담도 커질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유엔 안보리에서 제재를 강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을 안다. 안보리가 결의안을 내도 즉시 실행하는 나라는 별로 없어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안다.
 
북한은 핵탄두와 미국 대륙을 공격할 수 있는 발사체를 손에 넣으면 발언권이 강화된다고 계산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이 원유 공급을 제한하면 미국 도시를 절멸하겠다고 위협하거나, 한국에 경제 원조를 요구했는데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군사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 북한 관리들은 핵무기 보유로 남북 간의 군사적 충돌시 미국의 개입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북한은 여섯번 째의 핵실험 또는 ICBM 시험발사를 할 경우 안보리에서 정말 혹독한 제재를 할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런 실험에 성공할 경우 국제사회가 이런 제재를 실행하기 곤란할 정도로 자신들의 입장이 강력해질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북한의 관점에서는 미사일과 핵탄두에 열을 올리는 게 말이 된다. 실제로 북한 외무성은 “최고 지도자의 결정에 따라 핵무기를 최대한 강화할 것(5월 1일)”,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계속 발사할 것(5월 21일)”이라는 성명을 잇따라 냈다. 또 자신의 핵능력을 최대한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북극성2 미사일의 양산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으로서는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결국 올 여름은 유엔 안보리의 제재 논의와 북한의 추가 도발이 맞서는 길고 무더운 시간이 될 것이다. 엄청나게 강력한 제재가 북한 정권의 결정을 바꾸지 못한다면 ICBM 발사와 핵 실험이 실행될 것이다. 이에 따라 근본적으로 한반도의 상황이 바뀔 것이다. 좋은 쪽으로 바뀌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에버라드
전 평양 주재 영국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