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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동결’ 꺼낸 中 “주한미군 감축과 맞교환하자”… 美는 거부

바람아님 2017. 6. 23. 13:03

서울신문 : 2017-06-22 18:16 


미국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 ‘북핵 동결’과 ‘주한미군 감축’을 맞교환하자는 중국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제안한 ‘북핵 동결 후 폐기’라는 2단계 북핵 해법도 미국의 강경한 대북기조와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백악관 관리들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또는 경제적 압박을 해제하도록 요구하는 그 어떤 제안에도 관심이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고 NYT는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북의 ‘핵 동결’ 운운은 ‘함정’으로 인식하고 있다. 틸러슨 장관도 올해 초 한국 방문 때 북핵 ‘동결’을 위한 협상 제안을 거부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윌리엄 J 페리 전 미 국방장관은 “동결을 위한 대화는 북한이 미 본토를 강타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성공적으로 발사하기 전까지 시간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는 1994년 북핵 동결을 시도했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 초기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했다. 그러다 부시 행정부 말기에 다시 동결과 원자로 부분 해체를 위한 협상이 진행되다가 북한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자마자 협상을 포기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중국에 북한에 대해 더 많은 외교적 압력과 경제적 압박을 가하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그들이 한반도 긴장이 한층 더 고조되는 것을 막기 원한다면 김정은 정권에 훨씬 더 큰 경제적, 외교적 압력을 가하기 위한 외교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중국에 강조했다”며 ‘대화’보다는 ‘압박’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외교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미·중 외교안보대화 결과를 공지하면서 “중국 측은 미국의 사드 배치 반대를 재천명하고 배치 프로세스를 중단하고 철거하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회의 결과를 공지하면서 유엔 제재 리스트에 오른 북한 기업과의 사업을 금지하기로 했다는 미·중 합의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의 주한미군 축소 및 북한 핵 동결 제안과 이 제안을 미국이 거부했다는 내용도 밝히지 않았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중국 방문 합의 등 우호적인 성과를 부각시켰다. 첫 외교안보대화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원칙을 꺾지 않았으며, 미국의 압박에 밀리지 않으면서도 세컨더리 보이콧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피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분위기라면 이달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의 분위기도 낙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 발사 동결을 위한 대화를 통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 완전 해체를 달성’하는 2단계 방안은 미국이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 한 소식통은 “‘웜비어 사망’ 사건 등으로 한층 강경해진 미국의 대북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나는 지점”이라면서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에 ‘믿음’을 주지 않는 한 ‘핵 동결 후 대화’ 카드는 먹히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