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외롭고 서글프고 그리운 것, 아름답도다 여기에, 맑게 두 눈 열고 가슴 환히 헤치다.’ 한국 근대 화단의 거목 고(故) 이중섭
화백이 쓴 시(詩) ‘소의 말’이다. 소의 말소리는 그의 그림에도 녹아들었다. 가족을 그리는 애끊는 심정을 소의 울부짖는
표정으로, 달려가고픈 마음을 소의 역동적인 동작으로 표현했다.
이 화백은 1916년 평안남도 평원에서 지주의 아들로 태어났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그의 그림 인생은 13세 때 오산학교에
입학해 미술교사 임용련을 만나면서 시작됐다. 임용련은 미국 예일대에서 유학하고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했던 화가였다.
스승으로부터 그림 기본기를 익힌 이 화백은 1937년 일본으로 건너가 문화학원에 들어갔다. 천재의 재능이 빛을 발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듬해 일본 자유미술가협회 공모전에서 입상해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1940년엔 협회상,
1943년에는 특별상인 ‘태양상’을 수상했다.
1944년 귀국해 그를 따라온 일본인 여성 야마모토 마사코와 이듬해 결혼했지만 행복은 잠시였다. 첫 아이를 잃고, 6·25전쟁
발발과 함께 피란길에 올랐다. 부산 제주 등으로 전전하던 중,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아내와 두 아들을 일본으로 떠나보냈다.
그것이 가족과의 마지막이었다. 가족들을 그리며 통영에 머물던 화백은 일생의 역작을 쏟아냈다. ‘소’ 연작과 ‘부부’ 등이 이때
작품이다.
작품 활동을 이어가면서도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술로 달랬던 이 화백은 1956년 9월6일 영양실조와 간염으로 눈을 감았다.
그의 나이 마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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