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中國消息

[월드리포트] "중국의 태양열 발전은 환경 시한폭탄"..왜?

바람아님 2017. 8. 6. 10:48
SBS 2017.08.05. 11:05


중국 샨시(山西)성 다퉁(大同)시엔 하늘에서만 볼 수 있는 팬더가 있습니다. 축구장 300개가 넘는 부지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만들었는데, 태양광 집열판을 거대한 팬더 2마리 모양으로 배열해 놓은 것입니다. 중국의 상징 동물인 팬더 모양으로 태양광발전시설을 만들 정도이니, 중국이 태양광 발전시설을 요즘 얼마나 장려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실 중국은 여전히 화력발전이 전체 전력생산의 3분의 2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작년 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전체 전력 생산량은 1,646GW인데, 이 가운데 화력발전이 1,064GW를 담당했습니다. 64%에 달하는 비중입니다. 그다음이 수력발전 332GW, 풍력발전이 149GW, 태양광발전이 77GW, 원자력발전이 34GW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국 내에선 태양광발전이 국내 전체 전력생산 비중의 5%도 안 되는 수치지만, 다른 나라의 태양광 발전 현황과 비교해보면 그 규모와 증가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입니다. 중국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많은 태양광 발전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2위인 미국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은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지금 갖추고 있는 시설의 절반 정도가 작년, 2016년도에 구축됐다는 점이고, 올해 새롭게 만들어질 태양광 발전시설은 작년 기록을 또다시 넘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극심한 스모그 문제를 앓고 있는 중국이 석탄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 발전시설을 계속 늘리고 있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추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극심한 환경오염에 대한 대안으로 권장 받고 있는 이 태양광 발전이 적어도 중국에서만큼은 끔찍한 환경오염의 시한폭탄이 될 거란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그것도 빠르면 20년 안에 우려가 현실화될 거란 충격적인 얘기입니다. 이런 주장을 처음으로 제기한 사람은 중국 재생에너지학회 태양광위원회 부장인 뤼팡입니다. 뤼팡이 태양광 발전시설이 끔찍한 재앙이 될 것이라고 이유는 중국이 노후한 태양광 집열판 처리에 대한 대책이 없기 때문입니다. 


뤼팡은 2034년 정도면 노후 태양광 집열판의 누적 전력량이 70GW이 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작년 태양광 발전 총량과 맞먹는 규모인 데다 세계에서 가장 큰 수력발전소인 장강삼협댐 발전용량의 3배나 됩니다. 더 나아가 2050년이 되면 폐기처분해야 할 태양광 집열판의 무게는 2,000만t에 달하는데, 파리 에펠탑 무게의 200배나 되는 중량입니다. 2050년 기준으로 미국은 100만t, 일본은 750만t 정도의 폐집열판이 나온다고 예상한 것과 비교해 보면 중국의 폐열량판량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보통 태양광 집열판의 수명은 20년에서 30년 정도라고 합니다. 특히 주변 환경적인 요인이 수명에 큰 영향을 줍니다. 예컨데 설치된 장소의 온도가 지나치게 높은 곳이면 집열판의 노화가 빨리 진행되고, 눈이 많이 내리거나 모래 폭풍이 자주 부는 지역이면 집열판의 수명이 더 단축된다는 거죠. 공교롭게도 중국의 태양광 발전시설은 네이멍구 고비 사막 같은 인적이 드물고 기후환경이 매우 열악한 곳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의 태양광 집열판의 수명이 그렇게 길게 지속될거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반면 태양광 집열판을 재활용할 수 있는 중국 업체들은 대부분 바닷가 가까운 큰 도시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노후한 폐집열판을 사막지역에서 바닷가 도시 지역까지 운반하기가 그리 녹록치 않을 수 있습니다. 폐집열판 운반 비용만 해도 상당히 많이 들 거라는 얘기는 자명해 보입니다.


태양열 집열판은 납이나 구리 같은 금속이 포함돼 있고, 알루미늄 틀로 만들어졌습니다. 태양광전지는 두꺼운 플라스틱 보호막에 감싸인 실리콘으로 만듭니다. 유럽 여러나라에서는 이 태양열 집열판을 90% 정도 재활용할 수 있는 정교한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그 처럼 정교한 재활용기술력은 아직 갖추지 못했습니다. 폐집열판을 운반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드는 데다, 수거해온 폐집열판을 재활용하기 위한 공정에서 또 상당한 비용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요즘 1kg당 미화 13달러 수준인 실리콘 가격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습니다.


향후 10년 뒤에는 30%까지 떨어질 거란 전망도 있습니다. 즉, 먼 거리를 운반해, 또 복잡한 재활용 공정을 거쳐서 얻어낸 재활용 실리콘의 효용성이나 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재활용 업체 입장에서 보면 한마디로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볼 때 중국은 20~30년 안에 노후된 폐집열판이 어마어마하게 쌓이게 될테지만,  그 폐집열판을 적절하게 재활용하거나 처리하지 못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지금 엄청난 속도로 늘리고 있는 태양열 발전시설이 결국은 환경 시한폭탄이 될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중동 국가에 팔면 됩니다" 정부도 어떤 대책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의 한 재활용업체 대표가 내놓은 폐집열판 문제 해결책입니다. 중동 국가 고객은 최신형 패널도, 에너지 효율이 높은 집열판을 원하지도 않고, 무조건 싼 것만 찾기 때문에 폐기처리해야 할 집열판을 중동에 싼값에 넘기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럼 중동의 사막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그 폐집열판을 가정용으로 쓸 거란 얘기입니다.


중국 입장에서보면 그 막대한 폐집열판 처리를 이런 식으로라도 할 수만 있다면 괜찮은 대안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폐집열판을 사들인 중동 국가는 추후에 그걸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까요? 지구 전체적인 입장에서 보면 환경오염 쓰레기를 안방에서 건너방으로 옮겨놓는 꼴과 뭐가 다를까요?


정성엽 기자jsy@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