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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찬물 끼얹어" 中왕이, 강장관 면전서 사드 작심비판

바람아님 2017. 8. 7. 09:37
머니투데이 2017.08.06. 21:24

[the300]文정부 첫 한중 외교장관회담.."사드가 ICBM 막을 수 있나" "美 MD체제 편입, 韓이익 부합하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오후(현지시간) 마닐라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중국과의 양자회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강경화 외교부 장관 취임 후 첫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중국 외교 수장이 직접 나서 유감을 표시한 것은 처음으로, 향후 한중 사드 갈등 해소의 어려움을 예고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마닐라를 방문 중인 왕 부장은 6일 오후(현지시간) 약 1시간 동안 콘라드호텔에서 강 장관과 양자회담을 갖고, 지난달 2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 직후 정부가 사드 발사대 4기 임시배치를 결정한 데 대해 "개선되는 양국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유감스럽다"고 강도높게 항의했다.


왕 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대중국 관계를 개선하고 과거의 잘못된 행동을 바꾸자는 의지를 보여줬고 중국의 정당한 관심사항에 대해 배려하는 행동을 보여줬다. 이는 양국 관계의 좋은 시작이었다"며 정부의 최근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실망감을 표했다.


이에 강 장관은 "양국관계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소통을 통해 풀어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오늘의 회담을 의미있게 생각한다"며 "두 정상께서 7월6일 함부르크에서 만나 확인한 공동의 이해를 기반으로 양국 관계가 실질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지난달 28일 사드 추가배치 결정에 관해서는 "최근 북한의 추가적인 미사일 도발로 인해 위협이 상당히 고조된 게 사실"이라며 "이에 대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이 깊이 심화된 가운데 대통령께서 방어적인 차원에서 내린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장님께서 특히 지난 5년간 양국관계의 고비 때마다 큰 기여를 하셨다"며 "앞으로도 중요한 많은 기여하실 것으로 믿고 저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회담 내내 무표정으로 일관했으며, 강 장관은 왕 부장의 발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했다.


강 장관은 이날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드 문제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다"며 "(왕 부장이) 기본적인 중국의 입장을 반복했고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이 고도화되는 도발 상황에서 사드 4기 임시 배치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반면 왕 부장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한국측에 대해 강한 항의를 이어갔다.

왕 부장은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오히려 한국은 사드 배치를 서둘렀다. 사드가 ICBM을 막을 수 있나?"라며 "왜 이렇게 빨리 사드를 배치했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국이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가담하는 것이 한국의 이익에 부답한다고 생각하는가? 한국인이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며 "한국이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왕 부장은 사드 관련 중국의 기본입장을 상세히 언급했고 강 장관은 북핵 위협 고도화에 대응해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란 점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담에서 중국측의 사드 보복에 대한 중단 요청이나 우리 정부의 베를린 구상, 6자회담, 대북제재 이행 등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마닐라(필리핀)=박소연 기자 soyun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