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민주화가 가능할까? 기자는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홍콩의 민주화를 기대하는 것보다 대륙의 민주화를 기대하는 것이 차라리 더 나을 것이다.
중국이 홍콩의 민주화를 좌절시키는 법은 간단하다.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거의 완벽한 방법이다.
중국은 홍콩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 “홍콩이 싫으면 떠나라. 그러면 대륙인들로 홍콩을 채울 것이다”
지난해 캐나다로부터 영주권을 받은 홍콩인이 1210명에 달해 홍콩이 중국에 반환됐던 1997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585 명, 2015년 630명이었던 것에 비해 두 배 정도 급증한 것이다. 베이징이 홍콩에 대한 간섭을 강화하자 미래에 불안을 느낀 홍콩인들이 홍콩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대륙인들의 홍콩 유입은 꾸준히 늘고 있다. 홍콩 이민당국에 따르면 매일 100여 명의 대륙인들이 홍콩으로 유입되고 있다. 매일 100여 명이 유입되면 연간 3만6500명의 대륙인이 홍콩에 들어온다는 얘기다.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1997년 이래 홍콩에서 영주권을 얻은 중국인은 62만 명에 이른다. 홍콩의 인구는 약 730만 명이다. 이미 홍콩 인구의 약 10%가 대륙 출신이라는 뜻이다.
홍콩인들이 홍콩을 떠나고 있지만 그 빈자리를 대륙인들이 속속 채우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중국의 홍콩화가 아니라 홍콩의 중국화가 진행될 것이다.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홍콩의 명문인 중문대학에서 때 아닌 ‘대자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홍콩에서는 민주화를 넘어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이 늘고 있다. 이들이 중문대 게시판에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대자보를 걸자 대륙 출신 중문대 학생들이 이 대자보를 떼어 내고 있는 것.
중국은 대륙인들을 홍콩으로 서서히 이주시켜 홍콩 민주화 세력의 씨를 말리는 작전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중국인들은 시간과의 싸움에 익숙하다. 사실 홍콩 반환도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1980년대 초 마가렛 대처와 덩샤오핑이 무릎을 맞댔다. 대처는 차라리 홍콩을 빨리 가져가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나 덩샤오핑은 거절했다. 당장 홍콩이 반환되면 대륙인들이 기회의 땅, 홍콩으로 몰려갈 것이기 때문이었다. 덩은 선전이 홍콩만큼 발전할 때까지 기다렸다. 홍콩이 반환됐을 때, 대륙에서 홍콩으로 가는 사람보다 홍콩에서 물가가 싼 선전으로 이주하는 홍콩인이 더 많았다.
그리고 중국인들은 쉽게 흥분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번 흥분하면 오래간다. 끝까지 간다고 보면 된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이제 반년 남짓 됐다. 현대차가 공장가동을 한때 중단하는 등 각 기업들이 죽을 맛이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끝까지 갈 것이다. 한국이 사드를 철수할 때까지. 이것이 중국인들의 일처리 방식이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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