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10.30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이노베이션)
위 : 원심형 3D 프린터로 찍어낸 집, 면적: 38㎡.
아래 : 원심형 3D 프린터. 높이 1.5m, 길이 4m, 무게 1814㎏.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히는 3D 프린터가 우리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잉크(합성수지)를 겹겹이 뿌려가며 쌓아올려 원하는
형태를 만들어내는 3D 프린팅 기술의 발전으로 아무리 복잡한 형태라도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 수 있다. 한때 3D 프린터의 규모가 제한적이어서 작은 모형이나
소품을 만드는 데나 쓰였지만, 이제는 집처럼 큰 인공물도 자유자재로 찍어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 아피스 코어(Apis Cor)는 세계 최초로 원심형 3D
프린터를 개발했다. 작은 크레인처럼 몸체에서 뻗어나온 긴 팔이 돌면서 작동하는
원심형 3D 프린터는 곡면 형태를 쉽게 만들 수 있으며 원자재의 낭비도 최소화할
수 있다. 크기가 작고 무게도 가벼워서 트럭이나 트레일러 등에 싣고 건설 현장에
옮겨갈 수 있는 이동식이라는 게 큰 장점이다. 필요에 따라 몸체의 높이는 3.1m,
팔의 길이는 8.3m까지 늘일 수 있어 집을 짓는 데도 유용하다.
2016년 12월 아피스 코어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의 스투피노 타운(Stupino Town)에서 38㎡(약 11.5평) 규모의 집을
단 하루 만에 찍어냈다. 원통형 집채에서 세 개의 돌기가 뻗어나온 기본 골격과 외벽 등이 모두 24시간 내에 프린팅됐다.
지붕, 배선, 보온 및 방음, 내·외부 도색, 가구 배치에는 숙련된 인력이 투입돼 신속히 마무리했다.
표준형 호텔방만 한 크기의 내부 공간은 구획을 나눌 수 있고, 창문도 3개나 돼 주거용으로나 업무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겨울에 러시아에서 모델하우스를 지은 이유는 혹한에도 프린팅이 가능함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아피스 코어가 개발 중인 특수 잉크인 지오폴리머(Geopolymer)가 완성되면 영하 35도에서도 집을 찍어낼 수 있게 된다.
향후 건설 산업에 혁명적인 변화가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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