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03.15 이선민 선임기자)
안재홍 정치사상 연구서 낸 윤대식 한국외국어대 교수
"전통과 근대, 민족과 이념 대립 '다사리 정신'으로 극복 시도"
민족운동가 안재홍 선생
"전통과 근대, 민족과 이념이라는 아포리아(난제)에 빠졌던 20세기 전반기 우리 지식인 가운데
가장 철저하게 이를 돌파하는 지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온몸으로 밀고 나간 사람이 안재홍이었다."
동양정치사상사를 전공한 윤대식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조선일보 주필과 사장을 역임한 민족운동가
안재홍(安在鴻·1892~1965·작은 사진) 선생의 사상과 활동을 정치사상 측면에서 조명한
'건국을 위한 변명'(신서원)을 출간했다. 언론인·사학자·정치인으로 한국근현대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안재홍이
집필한 '신(新)민족주의와 신민주주의' '조선정치철학' '조선상고사감(朝鮮上古史鑑)' '한민족의 기본진로' 등 주요 저서를
당시 우리 민족의 역사적 과제였던 근대국가 건설이란 관점에서 분석했다.
책 제목은 그가 평생 염원했던 국민국가 수립을 위한 정신적 고투(苦鬪)를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일제에 빼앗겼던 나라를 천신만고 끝에 되찾은 한민족이 당면했던 과업은 내부적으로는 민족통합, 외부적으로는
국제협력이었다.
전자와 관련, 안재홍은 무산계급 독재와 특권계급 지배의 좌·우 편향을 배격하고 '만민공화(萬民共和), 대중공생(大衆共生)'의
신민주주의를 주창했다. 후
자에 대해서는 민족에서 세계로 나아가고, 세계에서 민족으로 돌아오는 '국제협동(國際協同)'의 신민족주의를 내세웠다.
그의 아호인 민세(民世)는 이런 정신을 담고 있다.
윤대식 교수는“안재홍은 전통과 근대가 안고 있는 빛과 어둠을 직시하고 양자의 조화와 결합을 모색하는 자주적 지식인의
자세를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대식 교수는“안재홍은 전통과 근대가
안고 있는 빛과 어둠을 직시하고 양자의
조화와 결합을 모색하는 자주적 지식인의
자세를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종찬 기자
안재홍은 초(超)계급적이고 개방적인 민족국가를
세우는 이념적 토대를 우리 고유사상인
'다사리 정신'에서 찾았다.
'다사리'는 모든 국민과 계층의 정치적 의사와
경제생활을 '다 살린다[盡白·盡生]'는 뜻이다.
이는 전통과 근대를 연결하려는 고뇌의
산물이었다.
윤 교수는 "같은 시대의 지식인 거의 모두가
전통과 근대 중 하나를 선택한 것과 달리
안재홍은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좀 더 높은
차원에서 양자가 공유하는 본질을 찾아내 지양회통
(止揚會通)한 것이 빛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안재홍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중앙(中央)노선'이라 불렀다. 좌·우익이 그를
'중간파'라 부르며 기회주의자로 몰아붙이자
자기 노선은 절충이 아니라 신국가 건설에
가장 필요하고 알맞다고 반박한 것이다.
그리고 '순정(純正)우익'이 중앙노선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일제 치하에서도 민족의
대의(大義)를 놓지 않은 비타협적 항일
민족주의자들이 주도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윤 교수는 "한국의 정치적 보수주의는 그 기원을 친일(親日)세력이 아니라 안재홍이 말하는 순정우익,
즉 순수하고 바른 우익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1950년 5월 제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안재홍·조소앙·신익희 등
중앙노선 세력이 부상했고, 6·25전쟁만 없었다면 이들이 중요한 정치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재홍은 사상과 이념에 도취된 관념적 이상주의자가 아니었다.
국제정세에 밝았던 그는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분명하게 구분하는 '냉안관(冷眼觀)'을 강조했다.
좌우합작과 통일정부 수립을 지향했던 그가 남북 분단이 현실화되자 미군정 민정장관으로 남한 단독정부 수립에 앞장선 것이
현실주의자로서의 모습을 말해준다. 윤대식 교수는 "안재홍은 6·25 때 납북되는 바람에 정치적으로는 좌절했지만
대한민국에 건강한 보수주의의 전통을 남겼다"고 말했다.
건국을 위한 변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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