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 北에 종전선언 보류 촉구".. 정부는 정세 변화 읽고 있나
세계일보 2018.06.25. 23:5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다롄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보류해달라고 촉구했다고 한다. 시 주석이 종전선언에는 북한과 함께 6·25전쟁에 참전한 중국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에게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미국에 요청할 것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그동안 김 위원장에게 훈수를 둬온 점을 감안하면 보도는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 시 주석의 의도는 분명하다. 중국이 한반도 문제의 주요 당사국으로서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북한에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이다. 한반도 정세가 중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도록 하려는 속셈이다. 중국은 그동안 북·미 정상회담과 북한 비핵화 논의 과정에서 중국이 배제되는 ‘차이나 패싱’을 우려해 왔다.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을 세 차례나 중국으로 불러들여 정상회담을 하면서 환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북한 경제의 숨통을 죄는 국제사회 대북제재의 뒷문을 열어주는 것도 마찬가지다. 북·중 밀착으로 시 주석의 평양 답방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하지만 6·12 북·미 정상회담 후속협상을 위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재방북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동맹에 이상 기류가 나타나는 것은 우려스럽다. 한·미는 8월로 예정됐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이어 해병대 연합훈련(KMEP)도 무기한 연기했다. 군의 전투준비 태세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비용 문제를 거론하면서 주한미군과 한·미 연합훈련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런 상황이 지속돼선 안 된다. 마침 한·중·일 순방길에 오른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28일 방한해 송영무 국방장관과 회담한다. 한·미동맹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는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하기 어렵다. 북핵 문제뿐만이 아니다. 날로 격화하는 미·중 무역전쟁도 중요한 변수다. 정세 변화를 제대로 읽어야 적절한 대응책이 나오는 법이다. 하지만 정부의 대처 움직임은 영 미덥지 않다. 김 위원장 방중 기간에 노영민 주중 대사가 국내에서 휴가를 보낸 것을 보면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정부의 면밀한 정세 판단과 긴밀한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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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서 빠진 종전선언 왜?.."시진핑이 김정은에 요청"
한국전 당사국 中 빠진 상태 종전선언 반대 입장
中 한반도 문제서 영향력 약화되는 것 우려한 듯
시진핑 (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6·12북미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보류할 것을 요청했다고 일본 도쿄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이날 북중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지난달 8일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이 같이 요청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당시 종전선언에는 북한과 함께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이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북미 양국 정상만이 종전선언을 하는 것에 난색을 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시 주석은 또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미국에 요구할 것을 김 위원장에게 제안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중국측은 다롄회담 뿐 아니라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여러 차례 북한 측에 종전선언을 보류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신문은 이에 대해 한국전쟁 당사국인 중국이 한반도와 관련한 중대한 결정에서 자국이 배제되면서 영향력이 약화되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지난달 말 정례브리핑에서 “한반도 문제의 중요한 당사국이자 휴전협정 체결국으로서, 중국은 이에 걸맞는 역할을 일관되게 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북미정상회담 직전에 “종전선언 서명에는 중국의 참가가 불가결(不可缺)하다"라는 내용의 사설을 게재했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4·27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에서 "휴전협정 체결 65주년인 올해 종전선언을 선언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함께 종전선언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종전선언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시간표와 방법 등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서 미국도 종전선언을 꺼려했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종전선언은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체제보장의 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런 분석과 달리, 북중 관계 소식통의 말이 사실이라면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북한이 최대 우방이자 후원국인 중국의 요청을 감안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도쿄신문은 미중 양국이 북한을 사이에 두고 한반도에서 주도권을 다투는 구도가 다시 한번 선명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한반도 주변국들 간의 복잡한 정세가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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