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핫 이슈

폴 크루그먼 "한국, 무역전쟁에 가장 취약한 국가"

바람아님 2018. 6. 28. 08:45

아시아경제 2018.06.27. 10:38

 

제주 포럼 특별강연서 글로벌 무역전쟁 경고
"극단적인 수준의 관세 변화로 자유무역체계 붕괴"
"유럽 보복관세로 생산기지 옮기는 할리데이비슨…시초에 불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27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에서 '글로벌 무역전쟁의 위험성'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한국이 "글로벌 무역전쟁에 가장 취약한 국가"라고 경고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27일 한국이 "글로벌 무역전쟁에 가장 취약한 국가"라고 경고했다.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들이 '보복관세'를 부과하기 사작하면서 세계적 무역전쟁을 예고하고 있지만 '중재자'는 보이지 않는다는 비관적인 예측도 내놨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에서 '글로벌 무역전쟁의 위험성'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최근 몇 년 동안 극단적인 수준의 관세 변화가 이뤄지면서 과거 70년에 걸쳐 완성한 자유무역체계를 붕괴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무역전쟁은 모든 국가가 자신을 위해서 무역정책을 만드는 상황"이라면서 "전쟁이라고 해서 사람이 죽는건 아니지만 실질적인 전쟁이다. 승자와 패자가 나눠지는 것 대신 모든 사람이 자원을 낭비하고 서로 서로 더 못살게 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세계 평균적으로 관세가 40%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크루그먼 교수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현재 세계에는 굉장히 복합한 가치사슬이 형성되고 있는데 활발한 교역에 기반하는 만큼 관세가 낮아지는 것이 정상"이라면서도 "이러한 개방무역체제가 보호무역으로 후퇴가 일시에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 경우 세계 교역량의 3분의 2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정치적인 이유로 무역전쟁을 일으키고 보복조치를 하는 가장 대표적 주자가 미국"이라며 "미국이 중국이나 유럽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을 때 (이들은) 다시 미국에 대해 보복성 조치로 관세를 부여했거나 하려고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관세를 부과했는데 그것은 정상 아니다"라면서 "캐나다 수입 차량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는데 미국의 교역의존도를 생각했을 때 의미없을 뿐만 아니라 (세계 무역체제) 게임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비판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27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에서 '글로벌 무역전쟁의 위험성'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한국이 "글로벌 무역전쟁에 가장 취약한 국가"라고 경고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둔 만큼 무역정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가 정책을 바꿀 일은 없다"고 단언하며 "이민법 등 트럼프의 모든 정책이 파장이 있었지만 그러한 정책 방향을 바꾸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비판자들이) 자신을 미워하고 있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큰 경제 규모의 국가들은 (무역전쟁의) 파장이 크지 않는 반면 수출주도적인 경제 체제를 갖춘 국가들은 취약하다"면서 "무역전쟁에서 덜 취약한 국가는 유럽연합과 미국이고, 무역전쟁에 취약한 국가가 바로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교역량을 늘리는 것이 이러한 현상에 대한 버퍼(Buffer·완충장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시아도 유럽연합(EU)을 모범 삼아서 역내 무역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크루그럼 교수는 "얼마전 할리데이비슨이 유럽 보복관세 때문에 생산기지를 옮기겠다고 얘기했는데 이것은 시초에 불과하다"면서 "미국내에서 최대 700만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과정은 고통스럽고 진통을 겪고, 세계 무역체제는 5~10년 안에 상당히 다른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