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비가 오는 풍경을 담기 위해 서울 영등포 거리를 찾았습니다. 여름이면 늘 맞이하는 장마의 풍경은 이전과 다를 바 없는 똑같은 모습입니다.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 속 풍경, 같은 사물, 같은 공간일지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 그 모습은 사뭇 다릅니다. 접사 렌즈를 통해 일상의 풍경 속에 감춰진 작은 미(美)를 찾아 보았습니다.
노점상의 녹슬고 휘어진 철제에 맺힌 빗방울에 우산을 쓴 시민의 모습이 보입니다. 무엇을 통해 보느냐에 따라 일상적인 풍경은 색다른 즐거움을 줍니다.
빗방울에 투영된 모습이 재밌어 또다시 시선을 옮겨 봅니다. 지하철역 유리창에 빗방울이 한데 모여 있습니다. 빨간 우산을 쓴 시민의 모습이 방울방울마다 맺힙니다.
이번엔 사물의 다양한 형태를 찾아 봅니다. 한 건물의 공터 입구를 철사로 사람들의 출입을 막아 놓았습니다. 구부러진 철사에 맺힌 빗방울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여인숙 골목에 들어서니 노끈이 걸려 있습니다. 떨어질 듯 말 듯 한 빗방울의 모습이 빨간 벽돌과 조화를 이룹니다.
벽면도 빗방울이 방울방울 맺혀 있습니다. 맺힌 방울의 모습은 모두 제각각입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문 손잡이도 오늘은 비 옷을 입었습니다.
시간의 흐름을 간직한 가스 밸브에도 빗방울이 군데군데 맺혔습니다.
누군가 버리고 간 쓰레기에도 장마가 선물한 미(美)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여인숙 앞에 심어진 나무의 줄기에도
여느 때면 보지 않을 도로변 환풍기 속 철제 가림막에도 빗방울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늘 지나쳐 오던 일상적인 풍경, 그 안에는 아름다움이 숨 쉬고 있었습니다.
윤성호 기자 cyberco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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