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07.14)
북한 주장을 그대로 옮긴 듯한 좌파 단체 행사에 서울시가 장소를 지원하고 서울시장은 축사까지 했다.
'4·27 남북 정상회담 감상작 공모전'이라는 행사는 평화이음,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민화협 등의 단체가 공동 주최했으며
지난 7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시상식과 수상작 발표회가 열렸다.
수상작 상당수는 북한식 역사관을 홍보하거나 북 체제를 선전하는 내용이었다.
수필 우수상을 받은 20대 참가자의 글엔 '분단, 이승만부터 전두환까지의 독재는 미국과 매국노들의 국정 농단에서
비롯됐다'고 돼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 때) 하신 말씀은 제가 생각하던 통일의 모습'이라고 쓴 대목도 있었다.
시상자로 참석한 좌파 단체 대표는 "미국이 북핵 등을 이유로 통일을 막고 있다"고 했다.
해외 순방 중이던 서울시장은 "뜻깊은 행사를 서울시청에서 진행하게 돼 대단히 기쁘다"는 영상 축사를 보냈다.
행사를 주최한 평화이음이라는 단체는 일부러 밀입북해 출산(出産)을 한 친북 인사가 임원으로 있고,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은 두 달 전 미 대사관 앞에서 한·미 군사훈련 중단 시위를 벌인 반미(反美) 단체다.
서울시 공무원 누구든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정치성이 없어 보여 장소를 빌려줬고 행사 취지가 좋다고 생각해 박 시장이 축사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방조한 것이나 다름없다.
수상자 대부분은 10대와 20대였다.
영상 부문 최고상을 탄 중학생 2명이 만든 영상에는 '통일 한국은 핵 보유 국가' '미국과 소련이 전쟁을 해 한민족이
분리됐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우리 아이들 머리에 이런 엉터리 인식을 집어넣은 것은 누구 책임인가.
남북 정상회담 이후 여권은 김정은 위원장 칭송에 여념이 없고 외교·안보 부처는 북한 대변인이 된 듯하다.
한국민의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도가 80%에 가깝다는 여론조사, 호감도가 시진핑 중국 주석이나 일본 아베 총리보다
더 높다는 국민 인식 조사도 있었다.
북한 주민을 노예로 짓밟고 사람을 예사로 죽이는 집단이 한국 사회에선 몇 달 만에 민주 인권 국가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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