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2018.08.07. 12:00
청와대 비서실은 대통령의 국정철학 집행을 돕는 참모진이기는 하지만, 고위공직자로서의 전문성과 국정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적·균형적 사고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 개인 비서 채용처럼 맘대로 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이것이 청와대가 정당 조직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기도 하다. 그런데 6일 임명된 신임 비서관 6명을 보면 편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5명이 운동권 출신이며, 일부는 최근까지 그런 활동에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임종석 비서실장 소관 부문 비서관의 60% 이상이 운동권 출신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학 시절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거나, 시민운동가로서의 활동 자체가 문제 될 것은 없다. 그러나 지금도 ‘강성 운동가’로 불릴 정도로 그런 논리에 집착한다면 공직을 맡아서도, 맡겨서도 안 된다. 정현곤 시민참여비서관은 이적단체 가입 등의 혐의로 두 차례 복역했는데,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부정하는 책의 공동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제주 해군기지와 밀양 송전탑 반대 활동도 벌였다. 강문대 사회조정비서관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석방 운동을 주도하면서 “그들이 주장했던 내용 어디에도 우리 사회 정의의 원칙에 반하는 내용은 없다”고 했다. 지난해 12월엔 이 전 의원과 한상균 전 민노총 위원장 등을 양심수로 규정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양심수 석방을 하지 않는 것은 촛불 시민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이라는 시국 선언에 참여했다.
문 대통령은 5년 임기의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초기엔 몰라도 이젠 능력이 검증된 인사들을 중용해야 한다. 그런데도 청와대가 운동권 출신들로 채워지고 있다. 다음 총선 출마를 위한 ‘징검다리’로 활용하려는 조짐도 보인다. 청와대 비서관은 일반 공무원이라면 20∼30년 전문성을 쌓고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는 고위 공직이다. 국가 안보 정책에 반대하고, 대법원 판결과 헌법재판소 결정을 부정하는 사람들의 청와대 집결은 국민이 눈여겨봐야 할 심각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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